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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거짓말, 그리고 알고리즘: 미국 정보기구의 역사와 미래
(부제) The History and Future of American Intelligence
에이미 제가트 지음/ 유인수 옮김
한울아카데미 / 2024-03-20 발행 / 신국판 / 양장 / 488면 / 45,000원
ISBN 978-89-460-7512-2 93940
분야 : 총류, 역사학, 정치·국제관계, 아메리카연구
 
  미국의 정보기구와 정보활동을 철저히 분석하다

자료를 수집하고 정황을 분석해 현 상황에 대한 최선의 지식을 산출하는 다양한 과정이 정보활동이며, 모든 국가는 정보활동을 수행한다. 그러나 국가는 좋은 정보와 그 생산 과정 및 관련 체계를 비밀로 유지하려 한다. 이 때문에 일반 국민은 물론이고 전문적인 학자조차도 국가의 정보활동에 대해 파악하기 어렵다.
저자 에이미 제가트는 미국의 정보기구와 정보활동을 30년간 연구한 학자로서, 객관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하고 애정 어린 시각으로 미국 정보기구의 역사와 역할, 현재의 문제점과 향후 과제에 대해 설명한다. 미국은 정보활동을 통해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고, 양차 대전과 냉전을 승리로 이끌고, 사상 최악의 테러리스트 빈 라덴을 추적·사살하였다. 그러나 미국 정보기구는 정보활동 자체의 어려움뿐 아니라 지나친 파편화로 인한 정보공유 실패, 대중과 정책결정자의 몰이해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게다가 사이버 공격과 같은 새로운 안보 위협이 등장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어려운 과제에 직면했다.
이 책은 정보기관과 그 활동을 일반인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것은 물론, 수많은 주석에서 알 수 있듯이 국가안보를 연구하는 학자들에게도 대단히 유용한 학술적 가치를 담고 있다. 비록 미국의 정보기관과 활동을 중심으로 서술되어 있지만,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영향력 있는 정보기구가 미국의 것이고 많은 나라가 미국의 정보활동을 표준으로 삼고 있으며 한미동맹이 우리 안보의 근간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이 책의 내용이 우리 정보기구의 체계와 향후 역할을 고민하는 데 기준점이 될 것이다.



정보활동과 정보기구에 대해서 흥미 위주의 허위 사실이 만연한 것도
편집증적으로 무조건 악으로 치부하는 것도 민주주의에 해롭다.

스파이를 주제로 한 오락물: 스파이테인먼트

지난 20년간 스파이를 주제로 한 오락물이 급증했고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키퍼 서덜랜드가 주연한 TV시리즈 <24>나 CIA의 대 중동 작전을 현실감 있게 다룬 <홈랜드> 등은 국내에도 팬층이 두텁다. 스파이 물은 물론 완전히 허구인 것도 많지만 이란 대사관 인질 탈출 사건을 소재로 한 <아르고>나 오사마 빈 라덴을 추적한 작전을 다룬 <제로 다크 서티>처럼 실제 사건에 기반한 영화도 있다.
저자의 조사에 따르면 스파이 오락물을 더 자주 시청한 사람이 용의자에 대한 가혹 행위, 미국 시민에 대한 감시 등 공격적 활동에 더 찬성했다. 스파이 물은 일반인은 물론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의 정책결정자에게도 영향을 끼쳐 허구의 스파이가 현실 여론과 실제 정보기구 관련 정책을 좌우하는 수준이 되었다.
저자는 스파이 오락물의 영향으로 고문 받지 않을 권리, 정당한 재판을 받을 권리 등 기본적인 인권을 무시하고서 테러리스트로 의심되는 인물을 심문하고 처벌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사고방식이 널리 퍼지는 것은 아닐지 우려한다. 반대로 모든 정보활동이 불법적이며 민주주의와 양립할 수 없다는 사고방식도 국가안보와 민주주의를 무너뜨릴 수 있다. 그런 이유에서 미국 정보기구의 실체를 정확히 전달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미국 정보기구의 간략한 역사: 가짜 빵 오븐에서 드론 살상까지

미국 독립전쟁 중 워싱턴이 수적 열세를 감추기 위해 거대한 제빵 오븐을 짓고 빵 굽는 연기를 피워 영국군을 속인 일은 이순신 장군이 노적봉 바위에 빈 가마니와 짚을 덮어 산처럼 쌓인 군량미로 속인 일화와 비슷하다. 당시 영국의 진지와 병력 이동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전달했던 가장 성공적인 스파이 조직은 컬퍼 스파이단이었는데, 이들은 뉴욕 주 작은 마을의 친구들이었다.
독립 이후 미국의 정보 역량은 전시에는 발전했다가 평시에는 흩어지기를 반복했다. 독립전쟁과 남북전쟁 외에는 정보활동이 거의 중단되었으며, 제1차 세계대전까지도 정보활동은 전쟁 중에만 필요한 것으로 인식되었다. 법무부, 육군, 해군 등 각 기관에서 각자의 필요에 따라 정보부서를 만들었기 때문에 정보가 통합되어 올바른 분석으로 이어지지도 못했다.
미국의 정보기구는 제2차 세계대전과 냉전을 겪으면서 자리 잡을 수 있었으며, 정보공유 실패로 막지 못한 2001년 9.11 테러와 정보분석 실패로 초래된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 정보를 통합하고 대통령의 정보 고문 역할을 하도록 국가정보장(DNI) 직위가 신설되었다.


미래 예측과 미래의 정보활동

전문가들의 미래 예측 성공률 조사에서 예측 성공률이 높은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대단히 개방적이고, 호기심이 많고, 신중하며, 자기비판적이었다. 다행히 학습과 훈련을 통해 이러한 특성을 향상시키고 예측력도 높일 수 있다. 또한 정보활동에서는 장기적 관점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정보관 개개인은 물론이고 정책결정자와 정보활동 감시자 모두 긴 안목과 냉철한 판단, 그리고 열린 태도로 사실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과거에는 국가안보 기관만 인공위성 영상을 입수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누구든지 전 세계 어느 곳이든 인공위성 영상으로 감시할 수 있다. 그 배경에는 다양한 상업 인공위성과 AI를 활용한 패턴 분석이 자리 잡고 있다. 또한 기술 발전에 따라 각국은 사이버 공간에 점점 더 의존하고 있는데, 사이버 공간은 국경이 없고 공격자를 특정하기도 어려우며 선진국일수록 취약점이 더욱 많은 환경이다. 사실상 누구나 정보활동을 하고 선진국의 안보가 더 불리해지는 시대에 미국의 정보기구와 정책결정자들이 검토해야 할 기술과 철학이 무엇인지 살펴본다.
 
  제1장디지털 시대 정보의 장애물: 망토와 단검 그리고 트위터
제2장재난에 빠진 교육: 허구의 스파이가 여론은 물론 정보 정책까지 왜곡하는 방식
제3장한눈에 보는 미국 정보의 역사: 가짜 빵집에서 무장 드론까지
제4장정보의 기본: 아는 것과 모르는 것
제5장왜 분석은 그토록 어려운가: 판단의 7대 죄악
제6장방첩: 스파이를 잡으려면
제7장비밀공작: “고통스러운 선택이 계속되는 어려운 활동”
제8장의회 감독: 스파이를 보는 눈
제9장정부만 정보활동을 하는 시대는 지났다:             구글어스가 등장한 세상에서 핵무기를 추적하는 방법
제10장사이버 위협 해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