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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의 과학과 정치
김인경·노영민·손윤석·송영·신상범·이재영·이태동·이혜경·조정원·한희진 지음
한울아카데미 / 2023-04-28 발행 / 신국판 / 양장 / 320면 / 42,000원
ISBN 978-89-460-7396-8 93300
분야 : 정치·국제관계, 공간·환경
 
  ● 미세먼지 문제는 과학과 공학의 영역을 넘어 정치·사회과학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제 미세먼지 문제는 한국인 모두의 관심사다. 매일 잠자리에 들기 전 일기예보를 확인하며 다음 날 마스크를 쓸지 말지 걱정한다. 미세먼지가 심할 때마다 병원은 환자들로 북적대고 그 때문에 이웃 나라와 감정이 악화되기도 한다. 미세먼지는 환경과 공중 보건의 문제를 넘어 국제정치적인 문제가 되었다.

이 책은 미세먼지 문제에 단순히 과학적·공학적으로 접근하지 않는다. 미세먼지 문제는 가치중립적인 성격의 환경 외부효과가 아니라 다양한 사회 주체들의 인식과 대응을 통해 ‘사회적으로 구성되는’ 정치적·경제적·역사적 과정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이미 세계의 여러 국가와 지역들은 각자 처한 정치적·경제적·사회적 조건하에서 비슷하면서도 다른 미세먼지 정책들을 도입해 집행하고 있다.

이 책은 미세먼지가 무엇인지에 대한 환경공학적 접근에서 시작해 우리 국민이 미세먼지를 어떻게 인식하고 대응하는지 알아본다. 그리고 한국, 중국, 호주 등 국가 수준에서 집행되는 미세먼지 정책을 검토한다. 아울러 미세먼지를 놓고 벌어지는 한·중 갈등을 관리하기 위해 유럽, 동북아, 동남아 지역에서 국가 간 월경성 대기오염 문제를 어떻게 다루어가고 있는지 참고한다.

● 미세먼지 문제를 둘러싼 과학과 정치

언제부터인가 일기예보에서 내일의 기온이나 눈비 소식과 함께 (초)미세먼지 정보를 찾아 듣는 일이 일상이 되었다. 미세먼지는 지름이 10μm(마이크로미터) 이하인 미세먼지와 2.5μm 이하인 초미세먼지로 나뉜다. 사람의 머리카락 지름이 50~70μm이니 정말 작은 크기다. 평범한 먼지, 꽃가루, 곰팡이가 미세먼지 크기이고 연소 입자, 유기화합물, 금속 입자가 초미세먼지 크기다. 특히 초미세먼지는 코 점막에 걸러지지 않고 폐포까지 침투해 천식이나 각종 폐 질환을 일으킨다. 당연히 조기 사망률의 증가에도 영향을 준다.

10여 년 전만 해도 우리에게는 미세먼지보다 황사라는 단어가 더 친숙했다. 주로 봄철에 발생하는 황사는 오래전부터 인간에게 관측되었다. 한국사에 등장하는 황사에 관한 첫 기록은 『삼국사기』의 ‘우토(雨土, 흙비)’라는 표현이다. 『조선왕조실록』 「명종조」를 보면 “한양에서 흙이 비처럼 떨어졌고 전라도 지방에서는 지붕, 밭, 잎사귀에 누렇고 허연 먼지가 덮였다”라는 기록이 보인다. 사실 황사는 주요 성분이 칼슘과 규소 등 평범한 토양 성분이라 그리 걱정할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현대의 황사에는 산업화에 따른 수많은 오염물질이 섞여 있어 과거의 황사와는 전혀 다른 문제를 가지고 있다. 그런 문제에는 오염물질 자체가 안고 있는 생태·환경과 건강상의 문제부터 오염물질이 국가 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데 따른 국제정치적인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수년간 미세먼지가 대중의 관심사가 되면서 이를 다룬 책도 시중에 적지 않게 나와 있다. 대기 환경에 관한 책부터 미세먼지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책까지 다양하다. 분야로 보면 환경학 등 자연과학, 공학 도서와 공중 보건 도서가 눈에 띈다. 하지만 미세먼지는 자연과학은 물론이고 정치학이나 사회학적 접근이 필요한 문제다. 미세먼지가 어떻게 생겨나는지도 궁금하지만 어디서 오는지도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정말로 그 많은 먼지가 중국 등 이웃 나라에서 날아오는가? 우리나라에서 발원하는 미세먼지의 양은 어느 정도인가? 동아시아 말고 세계의 다른 지역에서는 미세먼지 문제가 없는가? 있다면 그들은 어떻게 해결하는가? 미세먼지 문제를 당장 해결하기 어렵다면 시민 개개인의 수준에서 (마스크를 쓰는 것 같은 수동적인 대응을 넘어) 좀 더 적극적인 대응책은 없을까? 이 책을 쓰기 위해 모인 10명의 저자들은 이런 지점에 주목했다.

이 책의 집필진에는 자연과학 계열과 인문·사회 계열 연구자가 고루 참여했다. 이들은 미세먼지 문제를 정치·경제·사회 시스템과 분리해 단순히 대기오염 문제로 보는 시각을 뛰어넘는다. 책은 환경공학 전문가의 과학적 분석을 토대로 시작해 미세먼지를 둘러싼 세계의 여러 국가와 사회의 다양한 대응 특징과 동학을 분석한다. 특히 미세먼지의 과학을 둘러싸고 사회 구성원들 또는 국가 간의 정보와 인식의 비대칭과 그에 따른 갈등을 논하며 과학과 사회의 긴밀한 연관성을 밝힌다. 이 책은 2021년도 환경부의 지원을 받아 국립부경대학교 미세먼지관리 특성화대학원의 전문인력 양성사업을 통해 기획되었다.

● 이 책의 구성

이 책은 서론과 결론을 제외하고 크게 세 개의 부로 구성되었다. 먼저 서론에서는 미세먼지 문제를 효과적이고 종합적으로 해결하려면 이 문제에 대해 과학적인 이해와 함께 사회과학적이고 정치적인 시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1부는 ‘미세먼지의 과학과 사회적 영향’이라는 주제 아래 세 개의 장으로 구성했다.
제1장 ‘미세먼지의 과학과 공학’에서는 미세먼지가 무엇인지 정의하고 한국의 미세먼지 성분 및 농도 변화와 이에 대한 국민 인식에 대해 살펴보았다. 미세먼지가 인간, 환경, 사회,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종합적으로 논의했다.
제2장 ‘미세먼지의 정치경제’에서는 미세먼지가 상류-하류의 성격을 지닌 월경성(transboundary) 환경문제라고 지적한다. 그리고 미세먼지에 취약한 자산(Particulate Matter-Vulnerable Assets, PMVA)과 미세먼지를 강화시키는 자산(Particulate Matter-Forcing Assets, PMFA) 간의 가치 재평가를 통해 이익과 권력이 재배분되며 정책이 변화될 수 있다는 흥미로운 가설을 제시한다.
제3장 ‘미세먼지 문제에 대한 시민의 대응: 원주시 리빙랩 사례’에서는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과학(citizen science)의 중요성과 의미를 강조하면서, 2021년 가을 원주시에서 진행된 시민 주도형 리빙랩(living lab) 방식의 미세먼지 해결단의 활동 내용을 소개한다. 원주시 사례는 시민과학의 형성, 즉 시민들이 직접 데이터를 만들어 문제 진단과 해결 과정에 사용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보여준다.

제2부는 ‘미세먼지와 국내 정치 및 정책’이라는 주제 아래 한국, 중국, 호주의 미세먼지 대응 사례를 각각 하나의 장으로 할애해 다루었다.
제4장 ‘미세먼지와 대한민국: 논의와 대응’에서는 본격적으로 산업화를 시작한 1970년대부터 오늘날까지 한국 내에서 미세먼지 문제가 논의되어 온 과정과 정부의 제도적·정책적 대응을 다루었다. 대기오염 등 환경문제에 대한 정부의 노력이 어떤 성과와 한계를 보였으며 이를 위한 개선 방안에는 무엇이 있는지 검토한다.
제5장 ‘중국의 미세먼지와 대기오염물질 저감 정치와 정책’에서는 중국의 환경정치를 중앙정부가 주도하는 권위주의적 환경주의(authoritarian environmentalism) 관점으로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대기오염물질 저감과 관련된 산업과 기술로 오염을 획기적으로 저감하는 데 성공하는지 여부에 따라 중국의 미세먼지 정치와 정책의 성패가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제6장 ‘기후변화와 호주 미세먼지 정책의 미래’에서는 기후변화로 산불 발생이 늘면서 호주 미세먼지 정책에도 어떻게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논의하고 한국에 필요한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한다. 한국도 기후변화에 따라 특히 봄철에 산불 피해가 극심하다는 점에서 보다 포괄적이고 장기적으로 치밀하게 설계되는 호주의 미세먼지 정책을 참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제3부는 ‘미세먼지와 국제정치’라는 주제 아래 유럽, 동북아, 동남아 세 지역에서 월경성 대기오염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국가 간의 갈등과 협력 양상에 주목했다.
제7장 ‘미국과 유럽의 대기오염과 미세먼지 정책’에서는 현재 동아시아 국가들이 경험하고 있는 대기오염과 월경성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거 산업혁명의 선봉에 서서 먼저 경험한 미국과 유럽의 사례를 분석한다.
제8장 ‘동북아 대기환경의 다자간 협력 현황과 과제’에서는 효과적인 미세먼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동북아 차원의 과학 협력 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를 위해 한국은 대기환경 외교에서 중국, 일본 등 인접국들의 협력을 유인하고 그들에게 비전을 제시해 동북아의 실질적인 과학 협력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제9장 ‘아세안 월경성 연무공해방지협정: 인도네시아의 지연된 비준 연구’에서는 미세먼지 문제를 둘러싸고 동남아 국가들 간에 발생한 갈등과 해결 과정을 인도네시아의 연무공해방지협정 비준 과정에 초점을 맞추어 분석했다.
 
  서론

제1부 미세먼지의 과학과 사회적 영향
제1장 미세먼지의 과학과 공학
제2장 미세먼지의 정치경제
제3장 미세먼지 문제에 대한 시민의 대응: 원주시 리빙랩 사례

제2부 미세먼지와 국내 정치 및 정책
제4장 미세먼지와 대한민국: 논의와 대응
제5장 중국의 미세먼지와 대기오염물질 저감 정치와 정책
제6장 기후변화와 호주 미세먼지 정책의 미래

제3부 미세먼지와 국제정치
제7장 미국과 유럽의 대기오염과 미세먼지 정책
제8장 동북아 대기환경의 다자간 협력 현황과 과제
제9장 아세안 월경성 연무공해방지협정: 인도네시아의 지연된 비준 연구

결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