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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 바스카, 비판적 실재론과 교육을 말하다
(원제) Roy Bhaskar, A Theory of Education
로이 바스카·데이비드 스콧 지음 / 이기홍 옮김
한울아카데미 / 2020-12-31 발행 / 국판 / 양장 / 224면 / 39,000원
ISBN 978-89-460-7274-9 93330
분야 : 철학, 사회학, 교육학, 과학·과학철학
 
  ■ 과학철학자 로이 바스카의 마지막 유고집
■ 그가 꿈꾸었던 인간 해방의 본질과 전망

이 책은 영국의 저명한 과학철학자 로이 바스카(Roy Bhaskar, 1944~2014년)의 유고집이다. 바스카는 20세기 사회과학 연구의 주류인 실증주의적 실재론을 비판하며 ‘비판적 실재론(critical realism)’을 제창한 학자다. 여기서 실증주의적 실재론이란 경험적 자료를 객관적으로 수집해 일반화하고 체계적으로 구성하는 방법론이다. 아직도 수많은 과학자들이 쓰는 방법론이며 이른바 과학 연구라고 했을 때 일반 대중이 인식하는 방법론이기도 하다.

하지만 바스카는 사회과학 연구란 단순히 자료의 수집, 요약, 일반화에 그치는 활동이 아니며 연구자 자신이 수행하는 연구에 대해 끊임없이 개진하는 철학 활동으로 보았다. 사회과학은 인간과 사회의 문제를 다루기에 가치나 당위 등의 주제와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다. 연구자가 자신의 주관과 관점을 개입해 연구자 스스로 어떤 가치를 따르고 어떤 방향의 사회를 지향하는지 드러내도록 하자는 주장이 비판적 실재론이다.

이 책은 비판적 실재론과 함께 바스카의 교육·학습 이론을 소개한다. 바스카는 교육을 억압, 노예 상태, 부자유에 도전하는 실천 활동으로 보았다. 학자이자 교육자로서 그는 ‘인간의 자기해방의 기획’에 기여하는 것을 자신의 평생 소명(다르마)으로 삼았다. 이 책은 바스카와 그의 비판적 실재론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고 사회과학 연구와 교육의 사명에 대해 반성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 사회과학이란 무엇인가?

로이 바스카는 비판적 실재론을 제창한 영국의 저명한 과학철학자다. 그의 비판적 실재론은 초월적 실재론과 비판적 자연주의를 통합한 것으로, 현대 과학철학의 주요한 흐름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바스카는 자신의 비판적 실재론을 토대로 사회과학의 존재론과 인식론을 깊이 탐구했다. 그의 이론은 인문·사회 과학 전반에 걸쳐 오늘날 서구 학계에서 영향력을 더해가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만큼은 바스카와 그의 비판적 실재론에 대한 관심이 높지 못하다. 20세기 내내 사회과학계를 지배해 온 실증주의가 한국 학계에서 여전히 맹위를 떨치는 탓이다. 실증주의는 ‘객관적 자료’나 ‘경험적 일반화’를 강조한다. 이것들 역시 중요하지만 과학에 대한 절반의 진실만을 보여줄 뿐이다. ‘과학이란 무엇인가’, ‘사회과학이란 무엇인가’, ‘사회과학은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실증주의자들은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러한 문제 제기를 사변적이고 형이상학적이며 반과학적이라고 배척한다. 이것이 이 책을 번역해 출간하게 된 이유다. 이 책은 한국의 사회과학도들에게 사회과학은 무엇이고 사회과학 연구는 왜 하는 것이며 어떻게 실행할 것인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 교육자는 누가 교육할 것인가?

이 책의 매력은 비판적 실재론과 더불어 교육에 대한 바스카의 사상을 엿볼 수 있다는 점이다. 비판적 실재론에서 출발한 바스카의 논의는 변증법적 전환과 영성적 전환을 거쳐 인간의 보편적인 자아실현 문제로 이어진다. 책에서 바스카는 카를 마르크스를 인용하며 수차례 “교육자는 누가 교육할 것인가”라고 묻는다. 누가 교육자들을 교육할 것인지, 누가 그들에게 권한을 줄 것인지, 누가 그들을 변화시킬 것인지가 바스카의 문제의식이다.

바스카는 학습을 인간주체에 이미 내재한 잠재력의 실현,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접힌 것의 펼침(unfolding of the enfolded)’으로 설명한다. 이를 통해 세계가 어떻게 구조화되어 있는지, 우리가 세계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 인류의 안녕을 위해 세계를 어떻게 변혁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교육에 대한 바스카의 이해에는 인간의 사회적 삶과 지식, 인간주체와 의식, 교육과 변화에 대한 비판적 실재론의 견해가 반영되어 있다. 책 제목이 ‘로이 바스카의 비판적 실재론’이 아니라 ‘로이 바스카, 비판적 실재론과 교육을 말하다’인 이유이기도 하다.

■ 로이 바스카의 마지막 유고집

이 책은 원래 바스카와 충분히 대담을 갖고 나서 ‘로이 바스카 대담집’의 형태로 낼 예정이었다. 하지만 대담을 진행하는 중에 그가 갑작스레 별세하면서 책의 구조, 내용, 순서를 변경해 출간하게 되었다. 그러한 이유로 이 책은 바스카의 유고집 성격을 띠고 있다. 바스카의 런던 대학교 교육연구소 동료인 데이비드 스콧(David Scott)이 대담자이자 공저자로서 원고를 정리했다.

책은 모두 여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었다. 제1장은 바스카의 삶을 생애사적으로 다루면서 그의 교육 이론에 대해 간략하게 언급했다. 제2장과 제3장은 당초 이 책의 기획 목적이었던 바스카와 나눈 대담 부분이다. 제2장에서는 비판적 실재론의 세 국면, 윤리, 사전 결정, 사회적 존재의 4평면, 인식적 상대주의, 존재론적 실재론, 판단적 합리주의, 발현, 정신과 세계를 다루었다. 제3장에서는 재현, 지식, 학습, 변화, 환원주의, 메타-성찰, 보편적인 것의 가능성, 변증법적 비판실재론, 복잡성, 현실주의, 인식적 오류, 메타실재 및 행위주체에 관해 이야기했다.

제4장은 두 저자가 공동으로 작업한 연구 계획서를 실었다. 다학문성, 적층적 체계, 반환원주의, 인간이 앎과 존재함 사이를 연결할 수 있게 하는 다리를 제공할 가능성을 논의했다. 이 장의 내용은 근래 ‘융합’이나 ‘통섭’ 등의 이름으로 각광받는 다학문적 연구의 철학적 기초를 이해하는 데 유용하다. 제5장은 바스카가 교육을 주제로 진행한 강연록이다. 구체적으로 2002년 바스카가 인도에서 교육을 전공한 학생과 교사들을 대상으로 강의한 원고다. 마지막으로 제6장은 바스카의 교육·학습 이론을 다섯 개의 키워드(지식, 존재론, 학습, 지식 형식, 비판)를 통해 설명했다.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제1장 로이 바스카: 간략한 일대기
생애 | 교육 이론

제2장 존재함과 앎

제3장 지식, 학습, 변화

제4장 다학문성과 적층적 체계
이론적 배경

제5장 교육 이론, 계몽 그리고 보편적 자아실현

제6장 교육 및 학습 이론에 관한 주석
지식 | 존재론 | 학습 | 지식 형식 | 비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