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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좋은 방송을 위한 시민의 비평상 수상집: 트롯 공화국에서 모두 안녕하십니까?
방송문화진흥회 엮음
한울 / 2020-12-15 발행 / 신국판 / 반양장 / 360면 / 15,000원
ISBN 987-89-460-6999-2 03070
분야 : 대중문화·미학, 문예·대중물
 
  공감의 힘을 충전할 시청자의 눈
제23회 ‘좋은 방송을 위한 시민의 비평상’ 수상집

알고는 있으나 상상하지 못했던 전염병의 기습과 넷플릭스, 유튜브 등 미디어 플랫폼의 확장으로 방송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방송이 어떠한 역할을 수행해야 하고, 어떤 방식으로 시청자를 만나야 하는지, 콘텐츠는 어떻게 만들어가야 하는지 다시 한번 깊이 있게 논의해야 할 시점에 이른 것이다. 이에 따라 방송 제작진들이 시청자의 생각을 마음에 새기고 제작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방송비평의 의미가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시청자가 능동적 행위자가 되어 더 좋은 프로그램을 제작하도록 독려하는 ‘좋은 방송을 위한 시민의 비평상’이 올해로 23회를 맞이했다. 비평문 대부분이 드라마에 집중되었던 예년과 달리, 이번 공모전에서는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 비평이 늘어났고 학생과 일반인의 참여가 높아졌다. 이를 통해 방송에 대한 시선 확장과 방송비평의 대중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때론 따갑게 때론 따뜻하게, 40편의 수상작이 방송계로 날리는 다양한 시선은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받는 방송계에 공감의 힘을 불어넣을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려는 치열한 고민과
어느 해보다 진지했던 방송비평

‘좋은 방송을 위한 시민의 비평상’이 2020년 스물세 번째 방송 프로그램 비평집을 내놓았다.
지난 1년을 움츠리게 만든 코로나바이러스는 방송계에도 위기감을 주었다. 제작 현상에서 필수용품이 된 마스크, 출연자 사이에 놓인 투명 가림막, 방역 원칙을 철저히 지키며 촬영했다는 자막, 뜨거운 호응이 사라진 공개 홀을 보며 방송인들은 방송이 멈출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에 사로잡혔다고 한다. 잠시 갈피를 잡지 못하던 이들은 코로나19 시대에 맞는 방송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그중 가장 인상적인 것이 랜선 관객이다. 랜선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 세계를 연결하며 관객의 경계를 허문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방송 제작진들의 치열한 고민에 호응하듯 올해 응모한 비평문은 어느 해보다 진지했다.
2019년 9월부터 2020년 8월까지 방송계를 달군 트로트, 부캐, <동백꽃 필 무렵>의 인기를 반영하듯이 관련 프로그램에 시선이 집중되기도 했지만, 예년에 비해 다양한 장르와 프로그램을 담은 글이 많았다. 방송비평은 문학비평과 달리 영상 텍스트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과 의미 부여, 방송을 위한 대안 제시 등이 담겨야 한다. 지적한 내용이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 출발 단계에서 좋았던 점을 왜 제대로 살리지 못했는지 등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요소를 종합적으로 바라보고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그에 더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뒷받침할 자기 논리도 중요하다.

트롯
올해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트롯 공화국에서 모두 안녕하십니까」는 방송계의 열풍과 좋은 방송비평의 요건을 모두 갖추었다. 2020년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트롯 공화국이었다. 트로트와 트롯으로 이 장르의 세대교체를 표현한 이 글은 최근 기사화되기 시작한 트로트 피로감을 벌써부터 우려했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젓는다는 말처럼 종편은 물론이고 지상파까지, 이른바 트롯맨 전성시대다. 그러나 지금처럼 우후죽순으로 트로트 프로그램이 나오면, 트롯은 ‘변덕스러운 대중’에 의해 관심의 임계점을 지나 무대 주변으로 물러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러므로 트롯으로 승부를 보려는 방송사와 가수는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 고색창연한 트로트가 아니라 시대의 아픔을 노래하며 모두 안녕하신가를 묻는 태도로 우리 시대에 필요한 위로를 건네야 한다고 강조한다.

<동백꽃 필 무렵>
작년 하반기 23.8%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동백꽃 필 무렵>은 그 인기만큼이나 비평 글도 많았다. 「숨어 있는 하마들의 첫걸음마를 위해」에서는 이 드라마를 여러 아쉬움에도 페미니즘 장르의 방향성을 제시한 기념비적 작품으로 평가했으며, 「‘거부’의 역설-삶의 주체 ‘되기」에서는 ‘대상화’·‘전형적인 가족의 형태’·‘타자화’·‘무조건적인 용서’의 거부하기와 삶의 주체 ‘되기’를 통해 서사와 캐릭터의 전형성을 전복했다고 평했다. 이 외에도 모성애라는 정형화된 여성상을 비판적으로 바라본 「동백꽃의 꽃말은 이데올로기」와 「왜 항상 어머니는 희생해야 할까?」, 여성의 힘의 가능성을 보여주어 기존에 생산된 이미지를 탈피했다고 평가한 「내 편은 언제나 나였다」 등이 책에 실렸다. 이 밖에도 <스토브리그>를 통한 신시대의 히어로와 필승 리더십, <사랑의 불시착>의 북한으로 명명된 환상의 공간, <모범형사>를 통한 비체적 연대, <슬기로운 생활>이 보여주는 인지상정의 판타지를 분석한 글도 있다.

부캐
트로트만큼 방송가의 키워드로 떠오른 것이 부캐다. 게임 용어에서 시작된 부캐는 매드클라운의 마미손, 예능인 유재석의 도전(유고스타, 유산슬, 싹쓰리 등)으로 더 친근한 용어가 되었다. 그러나 웃음의 이면에 담긴, 현실과 거리가 먼 급조된 성공 서사는 마냥 웃을 수만 없는 불편함을 준다. 시청자들은 ‘놀면 뭐 하니’라고 묻는 제작진을 향해 「새로운 ‘나’가 생기면 뭐 하니?」라고 묻고, 게임과 달리 생성과 리셋이 불가능한 「부캐의 세계, 정체성의 포트폴리오」를 경계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하며, 「부캐와 레트로가 남긴 것」에서는 소수자의 자기 확장 프로그램이 야기한 소외에 주목하기도 한다. 또한 「놀자, 놀자, 한 번 더 놀아보자꾸나!」에서는 “기적을 이뤘지만 기쁨을 잃은 나라”라는 외국인의 말을 인용하며, 기쁨을 얻을 수 있는 진정한 놀이에 대해 다시금 고민한다.

다양한 주제의 비평
제23회 ‘좋은 방송을 위한 시민의 비평상’에는 방송계의 키워드에서 한발 벗어나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재로 한 비평 글이 많았다.
<신박한 정리>가 보여주는 비움에 대한 강요와 또 다른 여성신화를 비판한 「틀에 갇힌 신박한 정리」, <대한외국인>과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서처럼 동화주의를 강요하며 여전히 피아를 구분하는 한국인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한국인 같은 외국인, 표현에 담긴 문화정치학」과 「‘외국인 예능’의 현주소」, 공존을 강조한 <휴머니멀>을 통해 감정과 행동을 이끌어낼 다큐멘터리의 중요성을 전달하는 「“새로운 시대에, 누군가는 말해야 한다, 보다 잘”」, 평생 콘크리트를 등에 메고 대출 이자에 허덕일 건지 소박하지만 자신이 꿈꾸는 집에 살 것인지를 묻는 「그곳에 사람이 산다」, 기획의도에서 벗어나 유행하는 이슈에 흔들리는 방송 세태를 꼬집은 「오늘의 시청자를 잡아라」 외에도 <개는 훌륭하다>와 <런닝맨>에 내재된 폭력, 이혼이라는 단어의 무게를 바꾼 <1호가 될 순 없어>에 대한 소견 등 흥미로운 글로 가득하다.

초유의 비대면 시대를 맞아 객석을 비운 관객을 대신해 랜선 관객을 방송 관계자들이 도모했듯, 시청자 없는 방송은 상상할 수 없다. 시청자의 목소리를 담아 한 해를 정리하는 ‘좋은 방송을 위한 시민의 비평상’ 수상집은, 방송이 시청자와 소통하며 공감의 장으로 나아가는 데 선한 영향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최우수작]
● 트롯 공화국에서 모두 안녕하십니까?:
TV조선의 <내일은 미스터트롯>과 <사랑의 콜센타>에 관하여_ 박경아

[우수작]
● 숨어 있는 하마들의 첫걸음마를 위해
페미니즘 비평으로 바라본 KBS2 <동백꽃 필 무렵>_ 문지원
● 한국인 같은 외국인, 표현에 담긴 문화정치학
헤식은 다문화주의의 문제점: MBC every1 <대한외국인>_ 이은서
● 틀에 갇힌 신박한 정리
tvN <신박한 정리>에 나타난 비움에 대한 강요와 여성신화_ 양수진
● 새로운 ”나”가 생기면 뭐 하니?:
MBC <놀면 뭐하니?>의 부캐 세계관과 긱 경제_ 정한슬

[가작]
● “환상입니다만…….”:
tvN <사랑의 불시착>이 만들어낸 ‘북한’, 그 가상의 시공간에 대하여_ 최윤경
● ‘거부’의 역설-삶의 주체 ‘되기’
KBS2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_ 정유리
● “새로운 시대에, 누군가는 말해야 한다, 보다 잘”:
MBC 창사특집 다큐멘터리 <휴머니멀>로 보는 공존의 희망_ 이예찬
●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tvN <대탈출3>로 본 개인주의와 협동심_ 박한솔
● 새로운 시청자의 탄생
SBS <정치를 한다면> 속 사고실험을 중심으로_ 김효주
● 부캐의 세계, 정체성의 포트폴리오
_ 임민혁
● 놀자, 놀자, 한 번 더 놀아보자꾸나!
MBC의 <놀면 뭐하니?>_ 한재연
● SBS <스토브리그>가 우리 사회의 ‘시스템’에 던지는 질문:
…… 그리고 백승수의 무심한 얼굴로 구현해 낸 신(新)시대의 히어로_ 조수빈
●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는 현실에 발을 붙이고 있다
MBC <구해줘! 홈즈>의 의의와 전망 제시를 중심으로_ 이지윤
● ‘외국인 예능’의 현주소
MBC every1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르완다-벨기에 편을 중심으로_ 이하은

[입선]
● 솔루션이라는 이름의 폭력:
KBS2의 <개는 훌륭하다>는 과연 반려견을 위해 존재하는 프로그램인가_ 예서영
● 명절 잔소리 같은 예능은 그만
SBS <미운 우리 새끼> 집중 비평_ 박정원
● ‘재미’로 위장된 ‘폭력과 선정성’
SBS <런닝맨>의 권력관계와 집단 괴롭힘 등 각종 폭력에 대하여_ 오은경
● 부캐와 레트로가 남긴 것
_ 이행선
● ‘이혼’이라는 단어의 무게를 바꾸다
JTBC <1호가 될 순 없어>_ 연우진
● 그곳에 사람이 산다
EBS <건축 탐구, 집>_ 양삼삼
● 돈을 누가 신의 자리에 올렸을까?
물질만능주의 세상에서 본질적 가치를 형상화하다, tvN <사랑의 불시착>_ 김은현
● 오늘의 시청자를 사로잡아라!
<옥탑방의 문제아들>이 반영한 트렌드, 그리고 최신 유행 아이템 선점을 위한 방송가의 경쟁에 관하여_ 엄태영
● 개표방송은 언론이 될 수 없는가
MBC 개표방송 <선택 2020>_ 김승훈
● 동백꽃의 꽃말은 이데올로기
_ 윤정민
● 코로나19의 사회적 요구, 예능과 시청자의 기술적 거리 두기
_ 이상호
● 따뜻한 난로 위에서 벌어지는 대담한 야구 경영 동화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 주인공 백승수의 필승 리더십론_ 이규성
● 누구를 위하여 콜은 울리나
KBS1 <다큐 인사이트>,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가 가리키는 플랫폼 딜레마_ 문재호
● 개인적인 공간에 창문을 내는 것이다
_이채준
● 왜 항상 어머니는 희생해야 할까?
<동백꽃 필 무렵>에 나타난 모성애 신화 비평_ 이찬미
● “공부가 머니?”라는 질문에 답하다
MBC <공부가 머니?>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관하여_ 박소현
● 내 편은 언제나 나였다
페미니즘으로 본 KBS2 <동백꽃 필 무렵>_ 이예빈
● 대중문화는 과거로 흐른다
MBC <놀면 뭐하니?>를 중심으로_ 김미라
● 권력의 도구를 점거하기
JTBC 드라마 <모범형사>의 비체적 연대_ 황서영
● 수어방송, 이게 최선인가요?_ 정현환
● 진짜 ‘나’를 on하세요
tvN <온앤오프>가 ‘나’를 읽어내는 방법_ 진원경
● 저널리즘은 ‘현재진행형’이다
KBS <시사기획 창> ‘살인노동’ 편,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플랫폼 노동’ 편으로 돌아본 저널리즘의 기록법_ 이화영
● 당나귀 귀를 가진 사장님과 그에게 시혜를 입은 자
MBC의 <전지적 참견 시점>, KBS의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 관해_ 이유경
● 이 프로그램은 직접 광고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_ 남현아
● 현실적으로 쓰여진 ‘인지상정’의 판타지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_ 박현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