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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에 선 페미니스트: 페미니스트 법 이론
(원제) Feminist Legal Theory: A Primer
낸시 레빗·로버트 베르칙 지음 / 유경민·최용범·최정윤·박다미·소은영 옮김
한울아카데미 / 2020-11-25 발행 / 신국판 / 양장 / 384면 / 49,000원
ISBN 978-89-460-7257-2 93330
분야 : 법학, 여성학
 
  ▷ 페미니즘이란 무엇인가?

페미니즘이란 무엇인가? 기계적으로 답하자면 남성과 여성이 동등한 정치적·경제적·사회적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라 할 수 있다. 물론 그 답도 맞다. 그러나 페미니즘 담론에는 더 많은 부분이 있다. 어떤 이들은 페미니즘 하면 여성들이 정의를 바로 세우거나 사회적인 관습을 무너뜨리는 다수의 극적인 장면을 떠올린다. 그 예는 1848년 세네카 폴스 여성인권대회나 워싱턴 D.C.에서 재생산의 자유와 보육 여건의 개선을 요구한 백만 어머니들의 행진 등이 있을 것이다.
페미니즘 담론에는 근대적 영웅들도 등장한다. 캐서린 맥키넌은 직장 내에서 원치 않는 성적 접근과 무시를 겪는 여성들을 돕고자 성희롱의 법적 개념을 확립했다. 오프라 윈프리를 생각해보라. 그녀는 최초로 자신의 이름을 내건 TV 프로그램을 진행한 여성으로서 방송에서는 쉬쉬해왔던 가정폭력을 정면으로 다루었다.
벨 훅스는 페미니즘이 단순히 남성 우월주의를 종식시키기 위한 투쟁이나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운동이 아니며, (예를 들어 성, 인종, 계층 등과 같이) 서구 문화에 스며들어 있는 지배 이데올로기를 근절하고 제국주의와 경제적 팽창, 물질적 욕망에 앞서 국민의 자기 계발이 우선할 수 있도록 미국 사회를 재편하고자 하는 가치 지향이자 다짐이라고 했다.
한편 페미니즘은 조용한 혁명의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제인 오스틴은 응접실에 혼자 앉아 바느질을 하는 중간중간에 『오만과 편견』을 써 내려갔다. 또한 오늘날 천만 명에 이르는 미국의 싱글맘들은 약물과 가난의 어둠 속에서 자녀들을 길러내고 있다.
페미니즘은 법의 영역에서도 강한 영향력을 떨치고 있다. 페미니즘은 근본적으로 권리의 평등에 관한 것이다. 권리, 평등과 같은 개념들이 실현되고, 일상생활에 자리매김하려면 페미니즘의 목표가 법과 통합하여 정부에 의해 집행될 수 있어야 한다. 참정권, 가족계획사업, 양육 지원 등을 위한 투쟁은 모두 가장 근본적인 의미에서의 법적 투쟁이다. 페미니즘을 공부하는 학생이 된다는 것은 법을 공부하는 학생이 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책은 성별 간의 법적 권리를 정의하고 평등하게 만들고자 노력해온 페미니스트들의 간략한 역사를 살펴보는 자리이다.

▷ 이 책의 구성

이 책은 이제 막 페미니스트 법 이론을 습득하게 된 독자를 위해 쓰였다. 1장과 2장은 독자들이 보다 깊이 페미니스트 법 이론과 페미니스트 법학 방법론들을 알아갈 수 있도록 해준다. 나머지 장들은 페미니스트 이론이 법률의 형성을 돕고 도모했던 (고용 분야, 교육 및 글로벌한 쟁점 등과 같은) 주요 영역에 따라 주제별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이론 위주로 쓰였지만, 추가적인 논의를 설명하고 이끌어내기 위해 계속해서 관련 소송 내용과 법원의 판결, 법률 등을 소개한다.
이 책을 통해 의복과 소지품, 스포츠, 직업, 시민 단체 및 가정에서의 성역할 구분에 대한 기초적인 사실과 수치를 검토할 수 있다. 여기에는 이혼과 양육권, 빈곤의 여성화, 가정과 직장에서 노동의 분담에 관한 통계, 교육 차이에서 비롯된 성별 간 격차, 기업 및 정치권에서의 성별 대표성, 양형, 정치적 및 사회적 견해의 젠더 격차가 포함된다. 마지막 장은 세계화에 초점을 맞추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에서의 페미니스트 법 이론의 전망에 대해서 검토한다.

▷ 페미니스트 법 이론 입문서

이 책은 페미니스트 법 이론 입문서로서 적격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관련 통계와 판결, 기사 등 자료를 풍부하고 빠짐없이 인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미국 페미니즘 법 이론의 흐름과, 과거부터 지금까지 법제도의 변천 및 법원 판결의 경향을 정확하고 간결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특정한 페미니스트 이론에 치우치지 않고 각 이론에 따른 결론과 비판점 등을 비교적 상세히 설명하여 입문서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이 책은 판결의 내용을 소개하는 것은 물론이고, 입법안과 개정안을 추적하고, 문학 작품, 기사를 인용하며, 가상 사례를 통해 이해를 돕기도 한다. 이러한 풍부하고 다각적인 접근을 통해 페미니스트 법 이론이 현학적인 문답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언제나 일어나는 문제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끊임없이 상기시키는 것이다.
페미니스트 법 이론은 굳이 따지자면 불쾌한 현실을 분석하고 폭로하는 쪽에 가깝지만, 두 저자는 이러한 작업을 가급적 유쾌하게 수행하고자 한다. 독자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한참 심각한 내용에서도 미소를 짓거나 때로는 웃음을 터뜨리는 자신을 발견했을 것이다.
이 책으로 미국 페미니스트 법학과 법제도 및 판결을 일별할 수 있다면, 과연 한국의 경우는 어떠한가. 이 책을 통해 미국 법 제도와 유사한 한국 법 제도를 자연스레 떠올리거나, 미국 역시 한국과 매우 유사한 문제로 고민하고 있음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고용상 성차별을 다룬 3장과 성범죄를 다룬 7장은 한국에서 일어난 사례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의 높은 일치율을 보인다.
한국에서도 임금 법제에서 ‘동일가치노동에 따른 동일임금’과, 강간 법제에서 이른바 ‘성인지 감수성’ 판결이 등장한 것은, 이미 페미니스트 법 이론에 대한 치밀한 이해 없이 종래의 고전적·근대적 법 이론만으로는 현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방증한다. 독자들도 한국의 경우와 비교하면서 각 장의 사례들을 접근하면 더욱 풍부하게 이 책을 독해할 수 있을 것이다.
 
  추천사: 페미니스트 법 이론, 새로워지고 행동할 준비가 되다
감사의 글
서론
1장  페미니스트 법 이론
2장  페미니스트 법학 방법론
3장  직장, 임금, 그리고 복지
4장  교육과 스포츠
5장  젠더와 몸
6장  결혼과 가족
7장  섹스와 폭력
8장  페미니스트 법 이론과 세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