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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국공헌’의 시대: 재일상공인과 한국 경제
정진성·김백영·정호석 지음
한울아카데미 / 2020-02-10 발행 / 신국판 / 양장 / 240면 / 33,000원
ISBN 978-89-460-7205-3 93300
분야 : 역사학, 경제·경영, 지역연구도서, 동아시아연구
 
  ◎ 재일한인에 대한 최초의 본격적인 학제 연구 성과
◎ ‘재일한인 연구총서’ 출간!

○ 3권 『‘모국공헌’의 시대』, 고난을 딛고 일어선 재일한인 1세 상공인들의 모국을 향한 기여와 공헌

2015년 1월 뜻있는 사회학, 경제학, 문화인류학 연구자 8인이 모여 ‘재일동포연구단’을 조직하고 재일한인의 노동, 직업, 도시, 젠더, 사회통계, 경제 및 기업 활동, 예술 등 다양한 측면의 연구를 기획했다. 그 이후 3년간 공동연구를 진행해 매년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여러 국내외 연구자들과 의견을 교환하는 기회를 가졌고, 그 결과물을 엮어 ‘재일한인 연구총서’로 출간했다. 이번 연구 프로젝트와 출간은 재일한인 1세였던 고 이희건 신한은행 명예회장을 기리는 ‘이희건 한일교류재단’의 지원으로 이루어졌다.
전 4권으로 출간된 총서는 재일한인의 역사가 100년이 흐른 지금, 억압과 차별, 지배와 저항에만 머물러 있던 재일한인사 연구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중에서도 3권 『‘모국공헌’의 시대』는 오사카의 한국인 상공회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재일상공인의 경제 활동, 타향살이의 어려움을 딛고 일어난 입지전적 인물들, 박정희 정부로 대표되는 발전주의 국가 시절 재일한인 상공인들의 한국 내 사업 진출, 뜨거운 ‘애향심’이 바탕이 되어 이루어진 한국을 향한 재일한인들의 ‘모국공헌’ 활동을 다룬다.


◆ 재일한인 상공인의 본국을 향한
◆ ‘조직적 활동’과 ‘공헌’이 남긴 의미

◇ 아직 조명되지 않은 재일한인 상공인의 역사

오늘날까지 재일한인에 관한 연구는 수없이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대부분의 재일한인 연구논문 및 도서는 일본 내 소수자 또는 사회적 약자로서 겪어야 했던 차별과 투쟁의 역사, 그리고 타국 살이를 하는 사람으로서의 정체성 같은 ‘절실한’ 문제를 다루어왔기 때문에, 이른바 ‘본국’이라 불리는 한국과의 관련성에 관한 연구는 뒤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재일한인 연구총서 3권 『‘모국공헌’의 시대』는 이와 같은 경향에 가려져 그다지 다루어지지 않았던 재일한인 1세들의 경제 활동과 모국인 대한민국을 향한 ‘조직적인’ 공헌 활동에 관해 이야기한다. 정진성·김백영·정호석 세 저자는 일제강점기부터 지금까지 이루어진 재일한인 1세들의 일본 내 경제 활동, 박정희 정부로 대표되는 발전국가 시기 한국에의 투자와 기업 활동, 1970년 일본 오사카만국박람회 후원 활동을 주제로 삼고, 다양한 연구 문헌과 신문 기사, 자서전, 재일한국인 상공회의 기록물 등 역사의 단편들을 모아 각자의 방식으로 연구 성과를 이룩했다.
저자들은 재일한인의 경제 활동의 다양함과 구체적인 ‘내용’, 재일한인들의 경제 활동이 불러온 결과의 ‘너비’, 그리고 각 활동의 정서적 의미, 정체성, 진정성과 같은 ‘깊이’에 대해 다각도로 분석하고 적극적으로 토론하는 행위가 필요함을 강조한다. 그리고 앞으로의 연구가 재일한인을 바라보는 한국의 위치를 특권화하지 않으면서도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재일한인의 역사를 한국 역사의 일부로서 끌어안는 행위를 통해 역사에 대한 성찰과 비교사적 탐구를 자극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며 기존 재일한인 연구와의 차별성을 두고자 했다.
『재일한인 연구총서』 시리즈는 재일한인 1세이자 신한은행의 창립자인 고 이희건 신한은행 명예회장의 이름을 따서 만든 ‘이희건 한일교류재단’의 지원을 받아 만들어졌다. 사회학, 인류학, 경제학 등 여러 분야의 연구자 6인은 제각기 전공을 살려 재일한인을 주제로 공동 연구를 수행해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했고, 이 연구 성과들을 보완해 책으로 엮어냈다. 재일동포 사회의 역동적인 모습과 다양성, 재일한인과 한국 사회의 관계를 살펴봄과 동시에 각 연구의 이론적 함의와 관점을 성찰한 이 책은 재일한인의 일대기를 우리나라 역사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다방면에서 바라보는 시도를 통해 한국 현대사 연구에 또 다른 지평을 열어갈 것이다.

◇ 재일한인 1세와 재일한인 상공회의 치열한 성장사

1장 및 1장 보론의 저자 정진성은 오사카한국인상공회를 중심으로 재일한인 1세들이 만들어온 재일한인 상공회의 역사를 다룬다. 오사카상공회의 의의는 1950년대 당시 암시장을 주 무대로 활동하던 상공업자들이 한 곳에 모여 정보를 공유하며, 이후 한국 경제계와 교류할 때 정보센터로서 재일한인 상공업자들의 대한 무역을 돕는 것은 물론 한국 정부 정책 수행을 지원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데 있다. 저자는 일본 내에서 법인으로서 자격을 갖지 못하던 시절부터 오사카상은과 오사카흥은 등 신용조합의 설립, 오사카상공회의 활동과 한국과의 무역, 그리고 1980년대 교민은행인 신한은행의 설립에 이르기까지 재일한인 상공업자들이 성장을 위한 얼마나 부단한 노력을 했는지 시대 순으로 풀어놓았다. 그리고 박한식, 이희건 등 재일한인 중 경제 분야에서 입지전적 인물들의 사업과 그 성공 과정을 서술해 글의 이해를 도왔다. 또한 1장에 보론을 덧붙여 도일 시기, 창업 시기, 업종, 활동 무대, 직력과 학력 등 오사카한국인상공회 구성원 56명 각각의 내력을 정리해 그 특징을 결론으로 이끌어냈다.

◇ 이윤 추구와 인정 투쟁 사이, 재일한인에게 모국투자란

2장의 저자 김백영은 재일한인 상공인의 이른바 ‘모국투자’라 불린 대(對)한국 투자 및 한국으로의 사업 진출 배경과 그 실체를 파헤치고, 1960년대~1970년대 국내의 대표적인 공업단지였던 구로공단, 마산공단, 구미공단의 사례 비교를 중심으로 재일상공인 모국투자의 이상과 현실을 조명한다. 그리고 재일교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팽배하던 시기에 그들이 이룩해 내고자 한 모국투자를 통한 한국 진출이 과연 ‘진정한 애국심의 발로’인 정체성 인정 투쟁 행위였는지, 아니면 ‘이익 지향적 기업가 정신’이 담긴 경제적 이윤 추구 행위였는지 탐구한다. 저자는 모국투자라는 정체성이 정치적 상황이나 지역적 맥락에 따라 사회적으로 수용되거나 굴절 혹은 거부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되었음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공익 또는 사익, 애국심 또는 이윤 추구라는 이분법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재일한인 상공인의 동기들을 구체적으로 파악하면서 그들의 역할이 구로·마산·구미 세 공단의 지역적·정치적 특성과 합쳐져 어떤 결과를 만들어냈는지 알아본다.

◇ 1970년 오사카만국박람회를 통해 바라보는 모국공헌의 의미

3장의 저자 정호석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의 첫 번째 ‘메가 이벤트’인 1970년 일본 오사카만국박람회(오사카만박)라는 특정한 사건을 중심으로 재일한인들이 펼친 만박 후원 활동, 가족 초청 이벤트, 영주권 신청 운동 등 ‘조직적인 대중운동’을 탐구한다. 저자는 재일한인으로서, 재일한인 단체의 일원으로서, 무엇보다도 대한민국 국민이되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남아 있는 ‘자이니치’로서 그들의 정체성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본래 순수한 선물이라는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던 고국을 향한 ‘공헌’이 시간이 지나며 어떻게 발전되고 변형되었는지를 기업가, 재일한인 단체, 한국 정부 등 다양한 행위자들의 상호작용인 ‘커뮤니케이션’의 면면에서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공헌의 의미에 대해 본질적으로 자발적이고 순수한 마음이나 이해타산적 마음처럼 어떤 한 가지 의미로 나누는 것이 불가능하며, 어느 방향으로도 온전히 편입되지 않는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면을 지니고 있다고 결론을 짓는다.

재일한인 연구총서 3권 『‘모국공헌’의 시대』는 각기 다른 연구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각 연구자들의 의견은 몇 가지로 모인다. 하나는 일본 내에서는 외국인이라고, 한국에서는 ‘반’일본인이라고 차별받던 이들이 타국에서 조직적인 활동을 통해 자신들의 입지를 만들고자 능동적·주체적으로 치열하게 노력해 왔다는 사실이다. 또한 저자들은 재일한인들이 고국을 향해 펼친 경제활동, 정책 지원, 공헌이라 일컬어지는 후원 활동을 다루면서, 재일한인들과 한국의 연관성이 무시할 수 없는 상당한 규모를 지니고 있음을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이들의 활동은 어느 한쪽으로만 정의내릴 것이 아니라 고국을 향한 자발적인 애국심·애향심은 물론이고 이윤을 추구하고자 했던 부분까지 여러 가지 면모를 바탕으로 이전보다 더 복합적이고 구체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재일한인 연구총서 3권 『‘모국공헌’의 시대』 한국 현대사의 한 축을 담당해 온 재일한인의 고국에 대한 관여와 헌신을 새롭게 조명함으로써 재일한인과 한국의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내다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1장 | 한국 진출을 위한 재일상공인의 조직적 활동:오사카한국인상공회의 사례(1953~1980년)를 중심으로 _ 정진성
1. 머리말
2. 재일한국인오사카상공회의 탄생
3. 1950년대의 ‘재일한국인상공회’
4. 한일국교 정상화와 오사카상공회의 활동: 1960년대
5. 본국투자의 본격화와 오사카상공회의 활동: 1970년대
6. 맺음말
1장 보론 | 오사카한국인상공회 사람들:재일 1세 상공업자의 성장 과정 _ 정진성

2장 | 1960년대 재일상공인 모국투자와 공업단지 형성:구로, 마산, 구미의 사례 비교 _ 김백영
1. 1960년대 재일상공인 모국투자의 이상과 현실
2. 교포자본의 공단 개발 참여: 유형별 분류
3. 구로공단: 교포자본에 의해 주도된 최초의 공단 건설 계획
4. 마산공단: 임해기계공단 조성계획의 좌절과 굴곡
5. 구미공단: 특혜받은 지역성과 강력한 지연 네트워크의 결합
6. 교포자본의 공단 개발 참여와 ‘애국/애향’의 실천
7. ‘이윤 추구’와 ‘인정 투쟁’의 이분법을 넘어서

3장 | ‘자이니치’의 만박:1970년 일본만국박람회 당시 재일한국인들의 후원 활동 _ 정호석
1. 재일한인의 고국에 대한 ‘공헌’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2. 1970년 일본만국박람회와 재일한국인 만박후원회
3. 호혜적 커뮤니케이션으로서의 만박 후원
4. ‘조국의 미래’와 ‘자이니치의 미래’
5. ‘자이니치’의 만박: 만박 후원과 조국 지향의 새로운 비전
6. 재일한인 모국공헌의 역사사회학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