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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도쿄: 고선윤의 일본 이야기
고선윤
한울 / 2018-10-15 발행 / 국판 / 양장 / 296면 / 25,000원
ISBN 978-89-460-6542-0 03910
분야 : 문예·대중물, 교양도서
 
  _ 한국의 시선도 일본의 시선도 아닌, 삶의 온기로 들려주는 일본 이야기

일본에서 청소년기를 보내고 한국으로 돌아와 현재 강단에서 일본어와 일본 문학을 가르치고 있는 저자가 풀어내는 일본은 참으로 흥미롭다. 수박 겉핥기식의 일본이 아니라, 좀 더 구체적이고 섬세한 관점이 투영된 일본이기 때문이다. 일본과 한국에 뿌리내린 저자의 독특한 이력이 일본의 신화, 역사, 정치, 경제, 생활 문화와 교육 등을 만나 들려주는 이야기에는 우리가 애써 외면해온 좀 더 진솔한 일본이 담겨 있다. 시기와 질시의 대상도, 한없는 부러움의 대상도 아닌, 사람이 사는 공간으로서의 일본이 따뜻하고 잔잔하게 그려진다.
일본 문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 일본의 생활상을 좀 더 가까이 들여다보고 싶은 사람, 두 나라의 삶을 경험한 누군가의 이야기로 일본과 한국의 사회적·문화적 특징을 감각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_ 일본과 한국을 아울러 써 내려간 한국에서 일본 보기, 일본에서 한국 보기

그간 일본을 소재로 다룬 책은 많았다. 하지만 일본과 한국 두 땅에 삶의 이력을 뿌리내리고 있는 저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일은 쉽지 않았다.
이 책에는 일본에서 청소년기를 보내고 돌아와 한국에서 일본어와 일본 문학을 가르치고 있는 저자가 들려주는 일본의 문화, 역사, 정치, 사회상 등이 가득 담겨 있다. 누군가의 삶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지나치게 개인적인 지점이 사회적인 것으로 확장될 때가 있다. 이 책 역시 그런 면모를 품고 있다. 저자가 보고 겪고 이해한, 그만의 고유하고 주관적인 이야기로 가득하지만, 그 고유함과 주관성 덕분에 거대하고 복잡한 일본의 이모저모가 거리감 없이 입체적으로 우리 앞에 펼쳐진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을 수식할 때 우리가 자주 인용하는 문구다. 지리적으로는 가깝지만, 우리의 암울한 역사가 접목되며 심정적으로는 먼 나라라는 의미가 담겼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나면 ‘가깝지만 멀었던’ 일본이 한 걸음 더 ‘가까운’ 나라로 다가올 것이다. 누군가의 삶 안에 녹아 있는 ‘가까운’ 타국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고 선생의 이야기는 단순히 여행하는 것만으로는 얻을 수 없는 일본의 문화와 습관에 관한 깊이 있는 지식을 독자가 즐기면서 얻을 수 있도록 이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일본인인 나에게도 외부의 눈, 한국에서의 눈으로 일본을 바라본 이 책은 새로운 발견으로 가득하다.” _ 11쪽

그래서일까. 이 책은 몰랐던 일본을 발견하게 되는 책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따뜻하고 쾌활한 한 사람을 만나게 되는 책이기도 하다. 시종일관 유쾌하고 사려 깊은 저자의 시선은 일본을 경쟁과 경계의 대상이 아닌, 동아시아 공동체 속에서 함께 어우러져야 할 이웃 국가로 만든다. 저자가 경험한 일본도, 지금 뿌리내리고 있는 한국도 모두 인간미 넘치는 삶의 장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저자 특유의 호기심 가득한 관점을 발견하는 것도 이 책의 묘미다. 편견 없이 대상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저자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그 순수한 시선에 위안받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일본에 관한 관심을 차치하고라도, 솔직하고 온기 가득한 글로 위로받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은 살가운 벗이 되어줄 것이다.

“인연을 맺어주는 영험한 신사가 있다면 인연을 끊어주는 데 영험한 신사도 있다. 나쁜 인연을 끊고 좋은 인연을 만나고 싶다는 염원으로 찾아가는 신사다. 각자의 소원을 적어서 달아둔 나무판에는 “담배와 인연을 끊고 싶다”는 애교스러운 글귀가 있는가 하면 “우리 남편 다시는 바람피우지 않기”, “남자 친구와 헤어지고 싶다” 등 남녀 애정사와 관련된 글이 유독 많은데, “죽어라”라는 글까지 있으니 섬뜩하다. 미래를 약속한 남자 친구랑 ‘사랑을 이루어주소서’라면서 룰루랄라 신사를 찾았던 사람이 모자를 푹 눌러쓰고 한숨을 쉬면서 이런 신사를 찾아 ‘인연을 끊고 싶습니다’라고 소원을 빈다고 생각하니 쓴웃음이 나온다.” _ 238~239쪽

“일본은 과도한 주입식 교육을 지양하고 창의성과 자율성을 존중하는 ‘유토리 교육(여유 있는 교육)’을 2002년 공교육에 본격적으로 도입했다. 그래서 원주율을 3.14가 아닌 3이라고 가르쳤다. 굳이 소수 계산을 하지 않고도 원주율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게끔 한다는 것이 주된 취지였다. 그녀에게 “원주율을 3이라고 하는 일본 교육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라고 물었더니 대답은 간단했다. “원주율은 원래 3.14가 아니라 3.14159…… 한없이 이어지는 수인데 어디서 끊어서 계산한들 무슨 상관이 있겠어. 사실 살아가는 데 소수 계산을 할 일도 많지 않잖아. 그리고 소수 계산을 가르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단지 원주율을 ‘3’이라고 할 뿐이야.” _ 268쪽


_ 글 따라 사진 따라 걸어보는 일본의 이곳저곳

책 중간중간에 실린 흑백사진도 읽는 재미를 더한다. ‘일본’ 하면 바로 떠오르는 종류의 사진이 아닌, 일본인과 나무, 골목 등을 잔잔히 담은 사진은 저자의 글을 꼭 닮았다. 글과 함께 사진을 음미하면 어딘가 낯설고 거리감 있던 일본이 ‘삶의 장’으로서 좀 더 선명해지는 순간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뿐 아니다. 두 나라에서 보낸, 충실한 삶의 시간을 바탕으로 풀어내는 저자의 글을 보고 있노라면, 내가 사는 당연한 자리도 기록의 공간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평소 일본 문화에 관심이 있던 사람, ‘일본에서의 삶’에 조금 더 다가가 ‘일본’ 이야기를 읽고 싶은 사람, 서로가 서로에게 할 말이 많은 한국과 일본에서 지냈던 누군가의 이야기가 궁금한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머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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