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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적 연구자 좌충우돌기
(부제) 실패담으로 파고드는 질적 연구 이모저모
한국문화사회학회 기획 / 이현서, 박선웅 엮음/ 김은정, 윤충로, 이기웅, 이재성, 이지연, 이창호, 이현서, 정수남 ,정은정, 한성훈 지음
한울아카데미 / 2018-10-01 발행 / 신국판 / 양장 / 320면 / 32,000원
ISBN 978-89-460-7099-8 93330
분야 : 사회학
 
  _ 연구 현장 속 좌충우돌기로 들여다보는, 이론이 다 담을 수 없던 질적 연구의 세계

‘질적 연구’의 장에서 치열하게 자신의 연구를 진행해온 열 명의 저자들이 연구 현장에서 겪은 좌충우돌을 바탕으로 질적 연구 방법론을 소개하는 책이다.
양적 연구를 주로 해오던 연구자가 질적 연구를 시작할 때 겪는 어려움, 연구 과정에서 연구 참여자와 상호작용하며 여러 감정을 맞닥뜨리게 될 때의 난감함, 책과 워크숍에서 소개되는 연구 방법론과 현장의 괴리, 연구 대상에 대한 선입견의 문제, 현지조사의 어려움, 라포 형성과 인터뷰의 어려움, 하나의 사건에 대한 다양한 진술 사이에서 정확한 내용을 추출하기 위한 노력, 연구 과정의 돌발 상황에 대한 새로운 접근 등의 내용이 전개된다.
그간 학계에서 ‘질적 연구 방법론’이란 테마가 이론에 치중해 있었다면, 이 책은 철저히 현장을 조명하며 이론이 현장 안에서 어떻게 발현, 변형, 전환되는지, 이론의 스펙트럼에 담기지 못했던 현장의 면면은 어떠한지를 자세히 보여준다. 질적 연구의 장에 뛰어들려는 초심자들, 이론으로만 접한 질적 연구와 좀 더 생생하게 만나고 싶은 연구자들에게 특히 좋은 안내가 될 것이다.



_ 현장을 직면하는 첫 번째 질적 연구 방법론 서적

그간 질적 연구자들은 이론과 현장의 괴리를 숱하게 겪어왔다. 어쩌면 숙명 같은 것이었다. 이론은 결코 현장과 같을 수 없다. 현장의 복잡다단함, 돌연한 전개, 세부적인 우여곡절을 이론이 다 종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질적 연구’의 장에서 현장에 관한 논의는 무엇보다 필요하다. 저자들에 따르면 질적 연구는 “객관적 진실”보다는 “상황적 진실”을 살피는 것이며 “평균과 표준편차보다 아웃라이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론이 아닌 현장에 집중한 첫 번째 질적 연구 방법론서다. 이론과 현장의 괴리를 경험한 열 명의 저자가 저마다의 연구 현장 좌충우돌기를 소개한다. 양적 연구를 주로 해오던 연구자가 질적 연구를 시작할 때 겪는 어려움이라든지, 연구 참여자와 상호작용하며 여러 감정을 맞닥뜨리게 될 때의 난감함, 연구 대상을 대할 때 작용하는 선입견의 문제, 현지조사의 어려움, 라포 형성과 인터뷰의 난점, 하나의 사건에 대한 다양한 이해 당사자의 진술 사이에서 정확한 내용을 추출하기 위한 노력, 연구 과정의 돌발 상황에 대한 새로운 접근 등 질적 연구를 시작하거나 연구 과정의 난감함 앞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던 사람들에게 심적·실천적 도움이 될 내용이 다양하게 담겨 있다.

“개별 연구자는 구체적인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자신만의 해결책을 그때그때 창안(improvise)해내야 한다. 단, 이러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사전에 알고 현장에 들어가는 것은, 그것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채 조사에 임하는 것에 비해 대응력에서 큰 차이를 나타낼 것이다. 또 이런 문제가 나에게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 경험이 비교적 많다는 선배 연구자들에게도 발생한다는 점을 아는 것도 심리적 안정감 확보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_ 158쪽

나아가 열 편의 질적 연구기가 각각 첨예한 사회적 주제를 건드리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연구자가 아닌 일반 독자에게도 유효한 이야기를 전달한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노숙자, 청소년, 농촌 여성 등이 처한 문화적·사회적 아이러니를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_ 예외를 통해 보편 보기, 타인을 통해 ‘나’ 보기
나와 사회를 동시에 들여다보는 질적 연구의 세계

사람과 집단의 이야기를 면밀하게 적는 일은 숫자로 가둘 수 없는 ‘우연성’을 드러내고 의미화시키는 작업이다. 이는 그 누구도 예외의 존재로 만들지 않겠다는 학문적 지향을 드러낸다. _ 190~191쪽

질적 연구는 사회 속에서 홀로 외롭게 돌올한 예외적 존재를 조명하는 과정이다. 또한 그 속에서 진실의 새로운 층위를 여는, 예외적 결론을 기대하는 일이다. 그렇기에 통계와 평균에 기대기보다 대면과 경험의 힘을 믿는다.
연구 현장의 돌발을 차근히 조명한다는 점에서, 이론이 포괄하지 못한 방법론 교육의 사각지대를 헤아린다는 점에서 이 책은 질적 연구 그 자체를 닮았다. 개인적인 내용을 집요하고 세밀하게 묘사할 때 미시적인 것이 일정 부분 사회적인 것으로 확장되듯이, 연구 현장에서 연구자가 겪는 우연과 돌발을 고스란히 담은 열 편의 수기는 질적 연구의 보편적 지점을 다채롭게 가로지른다.
나아가 이 책은 연구 방법론 서적이기도 하지만 사회를 대하는 인간의 열 가지 태도를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두 가지 까닭 때문이다. 하나는 책의 모든 내용이 연구자 ‘나’의 관점으로 현장을 들여다보는 액자식 구성으로 쓰였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연구 과정에서 경험의 주체인 ‘나’를 의식하지 않기가 불가능한 질적 연구의 내재적 속성 때문이다. 질적 연구에서는 대상과 자신을 치밀하고 가감 없이 바라볼 수 있을 때 비로소 연구 내용의 사회적 의미화가 가능해진다. 이 책에서 종종 연구 과정은 곧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었다는 술회를 발견할 수 있는 까닭이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개인이 어떻게 사회가 되는지, 또 사회는 어떻게 개인을 구성하는지를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_ 더 나은 연구를 위한 열 가지 정성스러운 실패담

이 책의 정수는 무엇보다 연구 과정의 ‘실패’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이다. 반면교사의 측면에서가 아니라,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이기 때문이 아니라 실패기, 그것도 섬세하고 구체적인 실패기는 그 자체로 꿈꾸는 일일 수밖에 없다. 바로 그곳이 새 꿈의 발원지가 되기 때문이다. 실패와 돌아봄과 교정은 연속적이거나 중첩되어 있다. “파상 속에서 몽상의 실체가 드러나며, 새로운 몽상은 그 이전 몽상의 폐허에서 출현한다.” 사회학자 김홍중은 꿈에 관한 벤야민의 논의를 전개하며 이렇게 이야기한 바 있다. 그렇기에 꿈꾸기 전 “파상의 상태를 겪어내는”일이 중요하다는 말도 덧붙인다. 이 이야기를 조금 가공해 거칠게 요약하면 이렇게 말해볼 수 있지 않을까. “섬세하고 구체적인 실패기는 그 자체로 꿈꾸는 일이다.” 그리고 만약 이 명제가 참이라면 이 명제의 대우도 참일 것이다. “꿈꾸기 어려운 상황은 섬세하고 구체적으로 실패하지 않을 때다. 섬세하고 구체적인 실패담을 나누지 못할 때다.”
 
  책을 내며 / 이현서
서장 / 박선웅
1장 | 구술생애사 방법론 워크숍에 대한 회상 / 이재성
2장 | 양적 연구자의 질적 연구 좌충우돌 경험 / 김은정
3장 | ‘평범한’ 존재를 ‘특별하게’ 대해야 하는 불가피함 / 정수남
4장 | 연구 참여자와 상호작용으로 나타나는 연구자 감정들 / 이현서
5장 | 나의 현장 조사에 관한 기억들: 좌절, 실망, 시행착오의 연대기 / 이기웅
6장 | 이동하는 현장을 따라서: 현지조사에서 다현지조사로 / 이창호
7장 | 치킨으로 펼쳐 본 사람과 사회 / 정은정
8장 | 한국의 베트남 전쟁 기억 두껍게 읽기 / 윤충로
9장 | 역사적 사건과 생애 연구: 민간인 학살의 증언자 / 한성훈
10장 | 가족계획사업의 기억이라는 영역과 ‘나’: 연구자와 연구 참여자의 대화로 구축되는 사회 조사 / 이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