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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정치학(제2개정판)
김민정·강경희·강윤희·김경미·김성진·박채복·엄태석·유진숙·전복희·조현옥·최정원 지음
한울아카데미 / 2018-09-07 발행 / 신국판 / 양장 / 320면 / 29,000원
ISBN 978-89-460-7101-8 93340
분야 : 정치·국제관계, 여성학
 
  ◆ 페미니즘, 여성에 대한 정치학의 오랜 침묵을 깨뜨리다

정치학은 여전히 남성 편향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학문이다. 『젠더정치학』은 13년 전, 모든 정치학적 분석과 판단의 기준이 남성이 되는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기존의 정치학에 성(gender) 변수를 도입하여 설명을 시도한 선구적인 개설서다. 남성 중심적인 정치학에 의문을 가지기 시작한 독자들에게 여성정치학에 대한 입문서로서 유용한 길잡이 역할을 해왔다.
페미니즘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2018년, 『젠더정치학』 제2개정판이 출간되었다. 한국 사회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성폭력, 성적 억압에 대한 여성들의 저항이 낙태죄 폐지운동, 강남역살인사건 추모운동, 미투운동 등을 통해 본격화되기 시작한 지금이야말로 여성에 대한 정치학의 오랜 침묵을 깨뜨릴 때다. 페미니즘의 시각으로 정치학의 다양한 테마를 고루 다룬 『젠더정치학』 제2개정판은 각 장의 자료를 업데이트하고 최근의 사회상을 반영해 설명을 보완한 한편, 국제이주와 여성에 대한 논의를 새롭게 추가하여, 정치학적 논의의 지평을 한층 더 확장했다.

◆ 페미니즘과 정치학의 필연적인 만남
◆ 정치학에는 페미니즘이 필요하다

2018년 20대 국회에서 한국의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전체 국회의원의 17%가 되었다. 15대 국회까지 여성 국회의원 비율이 3%대에 머물렀던 것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지만,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의 대표가 비례대표 여성할당제 등 제도적 개선에 힘입어 천신만고 끝에 도달한 수치가 겨우 이 정도라니 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이러한 구조적인 불평등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비판적 접근을 시도해야 할 기존의 정치학은 오히려 현실에 발맞춰 남성 중심적이고 남녀불평등을 묵인하는 태도를 보여왔다. 인구의 절반이 동등한 정치적 주체로 인정되지 못한 기존의 반쪽짜리 정치학을 보완하기 위해 페미니즘적 시각을 견지한 젠더정치학이 요청되었다. 이 책이 기반을 두는 페미니즘적 시각은 여성 역시 남성과 동등한 정치적 주체임을 밝히는 한편, 기존의 정치학이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을 구분해 사적 영역을 분석 대상에서 배제해온 것을 비판하며 사적 영역을 포괄하는 넓은 의미의 정치를 새롭게 정의할 것을 주장한다. 이 책은 기존 정치학의 개념들에 성(gender) 변수를 도입했을 때 정치학적 현상들이 어떻게 다르게 설명될 수 있는지를 들여다본다. 또한 성의 문제가 주로 발생하는 장이 사적 영역 혹은 일상생활의 영역이라는 점에서 거대담론으로서의 정치학뿐만 아니라 일상 속 정치학의 면면을 보여준다. 페미니즘에 기반한 이 책의 시도를 통해 정치학은 인구의 절반인 여성들이 정치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탐구하게 될 뿐만 아니라, 정치의 본질 자체를 더욱 설득력 있게 규명할 수 있게 된다.

◆ 플라톤부터 미투까지
◆ 페미니즘에 기반해 재해석한 전방위 정치학 개설서

이 책은 정치사상, 정치참여, 공공정책 등 정치학이 다루는 열세 가지 분야에 대해 기초부터 차근차근 접근하고 있어 페미니즘 또는 정치학을 새롭게 알아가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유용하다. 먼저 1장은 페미니즘이 무엇인지 살펴보며 국가에 대한 정치학적 개념을 중심으로 페미니즘이 제시하는 재해석을 고찰한다. 이어서 2장과 3장은 정치학적 연구의 근간을 이루는 서양과 동양의 정치사상을 알아보는데, 서양사상에서는 플라톤부터 한나 아렌트까지, 동양사상에서는 유교와 도교의 여성관을 다룬다. 4장은 여성들에게 수동적이고 객체화된 정치적 태도를 가정해온 정치문화를 꼬집고 남녀평등한 정치문화를 정립하는 방안을 모색했으며, 5장은 정치 과정에서 여성들의 참여가 저조하다는 문제의식하에 여성의 정치참여 문제를 논한다. 6장은 각국의 여성 최고지도자를 중심으로 여성정치인의 리더십을 유형별로 분석한다. 7장은 성 중립적으로 보이는 공공정책들조차 실제로는 여성에게 사회적으로 불평등한 관계를 형성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온 사실을 밝히며, 최근의 성인지적 여성정책 및 양성평등정책을 평가한다. 8장은 낙태, 성매매, 성폭력 등을 둘러싼 성정책에 대한 이론과 전개 양상을 살펴보고 대안을 모색한다. 다음으로 국제정치학적 논의로서, 9장은 유엔 차원에서 전개된 여성발전 전략들의 성과와 한계에 대해 지적한다. 제2개정판에서 전면적으로 새롭게 추가된 10장은 이주의 여성화를 둘러싼 주요 쟁점을 다루었으며 여성 국제이주의 특징을 지역별·유형별로 분석하는 한편, 그 의미와 영향에 대해서도 고찰한다. 11장은 기존 국제정치학의 국가중심성, 남성편향성을 비판하면서 여성의 경험과 젠더 관점을 도입해 전쟁과 평화, 그리고 안보의 문제를 재조명한다. 마지막으로 12장과 13장은 한국과 세계에서 추진되어온 여성운동의 진화 과정을 소개하며 여성운동이 제시하는 과제와 대안을 탐구한다.
이 책은 페미니즘을 기반으로 정치학에 대한 전방위 재해석을 시도함으로써 그동안 남성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정치학의 방향을 새로이 정립하고자 한다. 또한 각 장의 말미에 ‘생각해볼 문제’와 ‘더 읽을거리’를 제시해, 독자들을 더욱 풍부한 독서경험으로 이끈다.

◆ 차이를 존중하는 연대를 향해

이 책의 저자들은 여성들의 삶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국가의 정책 결정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여성들은 선거 참여와 정치세력화 등의 방법으로 정책 결정이 이루어지는 정치 과정에 효과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한다. 그 실현을 위한 방안으로 저자들은 여성들 간의 차이를 존중하는 연대를 구축하는 데 주목한다. 차이를 존중하는 연대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차이를 이해하기 위한 끊임없는 대화와, 차별적 권력구조에 대한 꾸준한 문제제기와 공론화가 필요하다. 그 일환으로 이 책은 정치사상, 성정책 등을 둘러싼 페미니즘 내부의 끝없는 논쟁을 비중 있게 다룰 뿐만 아니라 ‘생각해볼 문제’를 통해 논쟁적인 질문들을 제기하며, 책에서의 논의가 결코 일방적이거나 완결적이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열린 논의는 문제의식을 확대하며 더욱 폭넓은 대화의 장을 만들어간다. 페미니즘과 정치학을 잇는 이 책의 시도가 차이를 존중하는 연대를 향한 가치 있는 토대가 되기를 바란다.
 
  1장 여성과 정치
2장 서양 정치사상과 여성
3장 동양 정치사상과 여성
4장 여성과 정치문화
5장 여성과 정치참여
6장 여성 정치인의 리더십
7장 공공정책과 여성
8장 여성과 성정책
9장 제3세계 발전과 여성
10장 국제이주와 여성
11장 전쟁·평화·안보 그리고 여성
12장 한국의 여성운동
13장 세계의 여성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