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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사회의 명암
이광석·조현석·윤상오·김상민·김동원·김기환·성욱준·이은미 지음
한울아카데미 / 2017-08-31 발행 / 신국판 / 양장 / 240면 / 22,000원
ISBN 978-89-460-7017-2 93330
분야 : 사회학, 정보·기술
 
  데이터 과잉, 우리가 지금 고민해야 하는 것들

말만 하면 컴퓨터, 스마트폰, 냉장고, 세탁기 등이 스스로 알아서 필요한 일들을 척척 해준다. 나는 그냥 말만 하면 되고, 심지어 말하지 않아도, 잊고 있거나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도 알아서 수행한다. 식당에 가면 먹고 싶은 음식을 알아서 가져다주고, 아플 때마다 받을 수 있는 각종 복지서비스를 알아서 나열해주며, 피곤할 때 자동차가 스스로 운전을 한다. 이런 세상, 바로 코앞에 와 있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바로 데이터와 알고리즘이다. 우린 매일매일 거대하게 뿜어져 나오는 데이터의 쓰나미 속에서 살아간다. 이제 SNS나 채팅 등을 통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데이터의 범위와 크기가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누군가는 ‘빅데이터’라고 칭송하는 이 데이터 과잉의 시대는 아직 인류가 답을 내리지 못한 윤리적·정치적 문제를 발생시킨다.
이 책은 데이터 사회를 역사적·정치학적·사회학적·문화이론적·연구방법론적 시각에서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데이터 사회에 드리운 명암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우리에게 알맞은 해결책을 찾아가는 방법을 제시한다.


■ 데이터 사회는 무엇인가

오늘날 인간은 즉각적인 감정, 반응, 표정을 담아 바로 이를 SNS에 흔적으로 새기기도 하고, 그저 그곳 그 자리에 서서 공간과 위치에 대한 정보 등 거의 모든 것이 전자 데이터로 전환된 생체 데이터를 매순간 스스로 발산하기도 한다. 언어로 발화하지 않는 육신 또한 데이터가 되는 셈이다. 즉, 이제 전통적인 인간 상징 언어를 통한 담론이나 상징 교환 데이터뿐만 아니라 신체를 둘러싼 분위기나 감정선의 분출 데이터, 신체의 생체리듬과 시·공간 정보 등에 대한 자가 생산된 데이터가 매순간 상호 뒤섞이는 상황에 있다. 바로 이를 데이터 사회라고 한다.
이러한 국면에서 보면, 한국 사회는 높은 스마트폰 보급률과 이를 가능하게 하는 인프라를 자랑하지만 그로 인한 피로감 또한 배가되는 실정이다. 한국의 데이터 과잉은 기술의 급속한 발전 속에서 특유의 사회적 야만과 데이터 노동의 약탈적 방식을 더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 데이터 사회의 문제를 지적하고 발전주의의 기조를 바꾸려면, 현실적으로 가능한 대항 논리를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 나도 모르게 생성된 나에 대한 정보, 누가 관리하고 누가 책임지는가?

셀프 트래킹(self-tracking), 우리말로 자기기록이라고 부르는 기술과 활동이다. 이는 흔히 디지털 웨어러블 기기를 사용해 자기 신체에 대한 데이터의 기록을 행하는 것을 말한다. 이 용어의 본래 의미를 더 고려한다면 자기 결정에 의한, 자신에 대한 디지털 추적 및 기록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를 노동 현장에 적용하면 어떻게 될까? 노동자들의 건강 관리를 목적으로 웨어러블 기기 착용을 의무화한다거나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설치를 강요하는 것이다. 이는 자기기록을 제공하는 노동자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그들의 행동을 통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실시간으로 노동자의 건강 상태 데이터를 점검할 목적으로 쌓인 데이터가 노동자 위치를 추적하고 동선을 파악함으로써 그들을 감시하거나 생산성이 높아지는 방법에 대한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와 같은 데이터 과잉 국면에서 저장매체가 어떻게 권력의 장치가 될 수 있는지 살펴볼 것이다. 즉, 그것이 한국 사회에 깊게 각인된 자본과 권력의 기제, 형식과 어떻게 마주치는지를 자문자답해본다. 또한 데이터 사회의 문제점을 돌파하고, 데이터 적용 현실의 긍정적 함의를 어떻게 발견할 것인지도 살펴본다.

■ 경제적 가치가 아닌 새로운 분석 대상으로서의 데이터

그동안 사회과학에서 데이터는 주로 경제적 가치로서 분석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 책은 데이터를 새로운 연구 대상이자 학문 영역으로 삼아야 할 때라고 본다. 수익을 창출하는 영역으로만 데이터를 이해하면 그것의 사회적 영향력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책의 구성은 총 3부로 나눠진다. 먼저 1부에서는, ‘4차 산업혁명과 데이터 사회의 도래’를 다룬다. 데이터 사회와 4차 산업혁명의 특징, 동시대 신인류인 데이터 주체를 살피고, 거시적으로 국가 간 경쟁에서 나타나는 데이터 감시와 디지털 보호주의에 관해 논한다.
이광석은 1장에서 오늘날 데이터 사회에서 어떻게 데이터 주체가 형성되는지를 살펴본다. 그는 데이터와 알고리즘 장치들이 오늘날 자본과 권력에 여하한 새로운 질서를 구성하는 신통치 수단이자 생산력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는 누리꾼 데이터 활동의 플랫폼 독점이나 데이터 과잉에 기댄 신종 통치 행위에 맞서 동시대 시민 자율의 대항 기획들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현석은 2장에서 데이터 사회의 기술적 국면, 특히 빅데이터 발전과 인공지능의 새로운 기술적 도약으로 열린 데이터 감시와 데이터 보호의 이슈를 새롭게 조명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그는 기술발전이 데이터 감시의 능력, 형태, 방법을 현저하게 변화시키고 있고, 데이터 보호, 즉 개인정보보호에 더 큰 도전을 제기한다고 본다. 또한 글로벌 디지털 변화에 대해 설명하고, 이러한 변화가 한국에 어떤 함의를 지니는지 검토한다.
1부가 데이터 사회의 개념화, 빅데이터 감시, 프라이버시의 새로운 정세 국면을 살핀다면, 2부와 3부는 데이터 사회의 명암을 실제적으로 깊게 들여다보고 있다. 먼저 2부에서는 데이터 사회가 가져올 음울한 풍경들에 관한 고찰이다.
먼저 윤상호는 3장에서 데이터 기반 인공지능 시대에 필수적인 윤리 문제에 주목한다. 그는 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고 활용하기에 앞서서, 그것이 초래할 부작용과 데이터 윤리 문제를 살펴보고, 이것을 방지하기 위한 사회적 안전장치 등 대안을 모색할 것을 우리에게 권고한다.
김상민은 4장에서 실제 ‘자기-기록’(self-tracking)이란 개념으로 데이터와 생체기계의 결합 양상을 밀도 있게 그려낸다. 본질적으로 자기-기록은 대단히 자발적인 과정으로 이뤄지며, 신체의 기록은 마치 자동화 공정과 흡사하게 신체로부터 데이터 배출이 매 순간 이뤄진다. 무엇보다 그는 그렇게 배출된 신체 데이터 기록의 행방에 대해 어느 누구도 별로 아는 것이 없다는 데 자기-기록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본다. 자발적인 자기-기록의 신체 활동이 또 다른 이면에서 자본과 권력에 의해 강제되고 착취된 데이터로 유용될 수 있음을 전제한다.
김동원은 5장에서 데이터 사회 플랫폼을 기반으로 형성된 담론, 자본, 노동의 문제를 각각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다. 그는 플랫폼 자본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급격한 증가와 노동 강화 현상이 자유롭고 창의적인 닷컴 경제의 신화와 달리, 역설적으로 위기에 처한 자본이 플랫폼을 매개해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들의 불안정성을 흡수하는 마지막 흡혈 과정이자 자본주의 시초축적의 모습으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3부의 내용은 여전히 데이터 기술을 매개한 화용론이 현실에서 건재하다는 점을 일깨운다. 즉, 3부는 데이터 사회의 새로운 가능성들에 대한 논의다.
김기환은 6장에서 데이터 활용에 관한 문제제기를 시작으로, 데이터 활용과 보호 사이 좀 더 균형 잡힌 접근 방안을 모색한다. 그는 양적인 측면에서의 대용량화가 질적인 변화를 견인하게 되는데, 과거와 전혀 다른 대규모의 분석 데이터는 이의 포괄성 및 대표성, 그리고 보다 정확한 분석 결과와 예측력 등을 가져올 수 있다고 본다. 이 같은 관점에서 그는 급속도로 증가하는 데이터 활용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이에 대한 활용과 보호가 충돌하는 원인을 다양한 시각에서 분석한다.
성욱준은 7장 논의에서 빅데이터를 이용한 선거가 혁명인지 유행인지의 모호함에서 출발한다. 빅데이터를 통한 구글의 독감 예측, 서울시 심야버스나 SNS 분석을 통한 맞춤형 광고 등과 같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 개발과 보급, 2012년 미국 대선에서 적극적인 소셜 데이터 활용 그리고 2016년에 영국의 EU 탈퇴 투표와 미국 대통령 선거 예측을 둘러싼 빅데이터 분석까지 데이터 활용 분야가 점점 더 넓어지고 있다. 그는 이 같은 경험들과 함께 실제 데이터 분석 결과를 통해 현실과 사회현상을 해석하는 사례인 선거 예측을 살펴본다.
이은미의 8장은 지능정보 사회에서 끊임없이 양산되고 있는 비정형 데이터에 관한 논의다. 분석 대상 자료가 무한대로 축적되고 있는 빅데이터 시대의 도래는 사회과학 연구에 있어서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이다. 그래서, 이은미는 빅데이터 시대에 걸맞은 자료 탐색, 연구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본다. 구체적으로 제도 연구에 있어서 텍스트 마이닝의 컴퓨터 연산 방법이 활용 가능한 것인가를 탐색한다.
 
  제1부  4차 산업혁명과 데이터 사회의 도래
제1장  데이터 사회와 데이터 주체의 형성_이광석
제2장  4차 산업혁명 시대 디지털 보호주의와 정책 대응_조현석

제2부  데이터 사회의 새로운 아젠다
제3장  데이터 시대와 데이터 윤리_윤상오
제4장  디지털 자기기록 시대의 데이터 주체성_김상민
제5장  플랫폼 담론과 자본 그리고 노동_김동원

제3부  데이터 사회의 새로운 기회들
제6장  데이터 활용, 어떻게 할 것인가?_김기환
제7장  빅데이터와 선거: 혁명인가, 유행인가?_성욱준
제8장  지능정보 사회와 비정형 데이터_이은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