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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치바나키 도시아키가 이야기하는 행복의 경제학
다치바나키 도시아키 지음 / 백계문 옮김
한울아카데미 / 2015-05-30 발행 / 46판 / 양장 / 232면 / 19,500원
ISBN 978-89-460-5785-2 03320
분야 : 경제·경영, 사회학
 
  ■ 책 소개

▶ 2% 성장으로 행복해질 수 있을까?
_ 저성장의 늪에 빠진 시대, 경제학의 관점에서 풀어 쓴 행복 이야기

이 책은 경제학의 관점에서 인간의 ‘행복’을 논한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높은 수준의 ‘행복’을 바라지만, 원래 경제학은 인간을 경제적으로 풍족하게 하는 것을 사고하는 학문일 뿐, 경제적 풍족이 인간의 ‘행복’과 연결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인 일본의 석학 다치바나키 도시아키 교수는 저성장의 늪에 빠진 오늘날, 행복이란 무엇인지 경제학의 시선으로 풀어낸다. 한편으로는 동서고금의 경제학자들이 어떻게 행복을 파악했는지 살펴보는가 하면, 다른 한편으로는 행복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풍부한 통계 자료와 함께 균형 있고 성실하게 정리해 보여준다. 일본에서 격차 사회 연구의 선구자로 이름 높은 저자가 이와나미 시민 세미나에서 강의한 기록에 새로운 내용을 더해 책으로 펴냈다.


■ 출판사 서평

▶ OECD 1등 국가 대한민국

1996년 12월 12일, 대한민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스물아홉 번째 회원국이 되었다. 당시에 정부는 한국이 명실공히 경제 선진국의 반열에 올랐으며, 국민총생산(GNP) 및 무역 규모 세계 13위의 경제 역량에 걸맞은 국제적 지위를 확보하게 되었다고 홍보했다. 이때만 해도 OECD라는 이름은 외교적 승리의 상징이었다. 아마 그 누구도 훗날 OECD라는 이름이 한국 사회의 병폐와 문제점을 지적할 때 인용되는 관용구 취급을 받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OECD는 회원국을 대상으로 매년 열심히 통계를 발표해서 한국을 곤혹스럽게 하는데, 출산율 최하위나 자살률 1위, 연간 노동시간 2위 등이 익히 알려진 통계들이다. 그 외에 주목할 만한 OECD 통계로는 삶의 만족도를 측정하는 지표인 ‘당신의 더 나은 삶 지수(BLI)’가 있다. 이 지표에서 한국은 2014년에 34개국 중 33위를 기록했다. 2013년에는 36개국 중 27위를 기록했으니 1년 만에 크게 하락한 셈이다.
그런데 이러한 OECD 순위에 반론을 제기하는 의견도 있다. OECD 회원국 34개국 중 스물아홉 번째로 가입한 국가라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은 개발도상국에서 갓 벗어난 신흥 선진국이며, 따라서 경제 선진국의 모임인 OECD 내에서 낮은 순위를 기록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는 논리다. 그렇다면 비교 대상을 확대해 OECD 회원국이 아닌 국가들도 포함해서 보면 어떠할까?


▶ ‘행복’을 측정할 수 있을까?

OECD의 ‘당신의 더 나은 삶 지수’에 비견할 만한 지표를 찾아보면, 국제연합(UN) 산하 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발표한 ‘2015 세계 행복 보고서’에서 부여한 점수가 있는데, 한국은 10점 만점에 5.894점으로, 세계 158개국 가운데 47위(1위는 스위스)였다. 이 정도면 상위권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미국의 여론조사 기관인 갤럽이 2015년 ‘세계 행복의 날’(3월 20일)에 맞추어 시행한 조사에서는 한국인의 행복 지수가 가봉, 아르메니아,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와 함께 143개국 중 공동 118위였다. UN의 발표와는 상반된 결과다. 덧붙여, 대한신경정신의학회가 2015년 3월에 서울과 6대 광역시에서 만 20~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 조사에서는 행복하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이 36%였다. 즉, 64%는 행복하다고 답했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결과를 두고 통계의 함정과 오류 등을 지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특히 행복은 더 그러하다. 행복이라는 감정은 철저하게 개인적이고 주관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엇을 행복이라고 여기는지는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배부른 돼지보다는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낫다고 누가 단언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국가와 지역, 나이 등으로 분야를 나누고 행복감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자신은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이 높은 국가의 방향을 검토하면,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프랑스가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아마르티아 센(Amartya Sen)이나 조지프 스티글리츠(Joseph Stiglitz) 등을 초빙해 ‘사르코지 위원회’를 만들고 삶의 질을 측정하려 한 사례를 보면 이 같은 시도는 의미 없는 작업이 아닐지도 모른다. 이에 따라 저서 『격차사회』로 일본 사회에 양극화 논쟁을 불러일으킨 바 있는 다치바나키 도시아키(橘木俊照) 교수가 이번에는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영원한 주제를 경제학의 시선으로 분석하고 풀어내 ‘행복의 경제학’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엮었다.


▶ 최고로 행복한 나라들: 덴마크와 부탄

이 책에서는 행복한 나라의 대표로 덴마크와 부탄을 다룬다. 덴마크는 많은 행복도 조사에서 세계 1위를 여러 번 차지한 나라다. 관건은 높은 수준의 복지 서비스에 있겠지만, 알다시피 복지는 공짜가 아니며 높은 세금 부담이 따른다. 그렇다면 덴마크가 행복한 까닭은 무엇일까? 저자는 덴마크가 행복한 이유로 ① IT를 중심으로 경제가 강하고, ② 노동시장이 잘 정비되어 있으며, ③ 직업 간 소득 격차가 작다는 점을 꼽는다. 덴마크는 전통의 산업인 농업에 더해, 최근에는 IT 선진국으로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높은 복지를 위해서는 강한 경제가 필수적이므로 덴마크는 부진한 기업을 보호하는 대신 시장에서 퇴출하는데, 이렇게 되면 실업자가 생기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즉, 노동 유연성이 높은 편인데, 대신 충실한 실업보험제도와 직업훈련 등을 통해 지원하므로 실업이나 전직에 대한 저항이 적다. 게다가 고소득자인 변호사의 소득이 저소득자인 판매점원의 소득의 약 2배에 지나지 않을 만큼 국민이 소득재분배를 강하게 지지한다.
반면에 부탄은 덴마크와는 사정이 전혀 다르다. ‘가난하지만 행복한 나라’의 대명사답게 많은 사람이 빈곤한 상태인데도 자신이 행복하다고 인식한다. 심신의 건강과 환경보호, 문화 다양성 등 경제 지표 외의 요소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탄은 마음 먹기에 따라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로 전 세계의 연구 대상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정보화 사회의 물결 때문인지, 풍요로운 다른 나라의 모습을 알게 되면서 부탄 국민의 행복도가 급락했다는, 조금은 슬픈 이야기도 있다.


▶ 어떻게 해야 행복해질 수 있을까?

저자가 1만 명이 넘는 일본인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도 주목할 만하다. 설문 결과에 의하면 일본에서 행복도가 가장 높은 계층은 60대 여성이며, 가장 낮은 계층은 30대 남성이다. 자녀를 다 키우고, 아직 건강하며, 돈도 제법 지닌 것이 60대 여성이 행복한 이유다. 반면에 30대 남성은 실업자가 많고 직장에 다니더라도 혹사당하거나 고용이 불안해 행복하지 않다. 그 밖에 아이가 없는 부부의 행복도가 높다는 점에서 저출산의 원인 중 하나를 엿볼 수 있고, “무엇에 관해 희망을 품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친구 관계에 대한 기대가 가장 낮다는 답이 나온 것처럼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이 설문 결과에서 흥미로운 점은, 학력이 행복에 별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학력이 높은 사람은 출세하기를 바라고 높은 임금을 원하지만 실제로 달성하기는 어려운 것에 비해, 학력이 낮은 사람은 애초에 기대치가 낮으므로 나온 결과일 것이다.
저자는 오늘날의 일본인이 행복하지 않은 이유를 ‘상대소득가설’과 ‘순응가설’로 풀어낸다. 상대소득가설은 자신의 소득을 주변 사람들의 소득과 비교해 행복이나 불행을 느낀다는 이론으로, 소득 격차가 날로 커지는 일본인들이 느끼는 불행의 원인을 보여준다. 순응가설은 인간이 조건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한다는 이론으로, 소득이 늘더라도 높아진 소득에 빨리 익숙해져 행복도가 오르지 않게 되는 현상을 설명한다. 따라서 고소득자는 순응가설에 따라 행복을 느끼기 어려워지고, 저소득자는 상대소득가설에 따라 행복을 느끼기 어려워진다.
그렇다면, 일본인은 어떻게 해야 행복해질 수 있을까? 저자는 일본이 ‘작은 정부’에서 벗어나 유럽식 복지국가의 길을 걸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동안 일본 사회가 ‘낮은 복지’로도 문제없이 굴러갈 수 있었던 것은 가족과 기업의 역할이 있었기에 가능했는데, 저출산·고령화로 가족 간의 유대가 약해지고 불황으로 기업의 복지 혜택이 줄어드는 현실에서는 정부가 나서서 의료, 교육, 돌봄 등을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면에서 일본과 비슷한 행보를 보이는 한국으로서도 눈여겨볼 만한 주장이다.


▶ 2% 성장으로 행복해질 수 있을까?

2015년 4월 9일,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4%에서 3.1%로 낮추었다. 지난해 성장률(3.3%)보다도 낮은 수치다. 한국은행은 이미 3개월 전인 1월 15일에 성장률 전망치를 3.9%에서 3.4%로 내린 전력이 있으므로, 성장률 전망치가 2%대로 곤두박질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말도 나온다. 며칠 뒤인 4월 14일에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의 성장률을 3.3%로 전망했는데, 이는 연초에 발표한 3.7%보다 0.4%나 낮춘 것이다. 정부(기획재정부)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여전히 3.8%로 유지하고 있지만, 노무라 증권은 2.5%, BNP파리바는 2.7%로 한국의 성장률을 전망했다. 한국에도 바야흐로 2%대 성장률의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보다 앞서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었고, 제로성장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시대를 살아가는 일본인들에게 저자는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이제 GDP를 추구하는 것이, 다시 말해 경제적 풍족을 추구하는 것이 유일한 목표는 아니지 않을까 합니다. 그럭저럭 현재의 경제력을 유지해나가면 되는 것 아닐까요?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먹고살 수 있을 만큼의 소득을 확보하는 경제 규모를 유지하면서 노동시간을 단축해 여러 가지 레저 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참여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미래에 대한 밝은 전망을 기대했던 독자로서는 저자의 이러한 제언에 실망하고 배신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그러나 경제적 풍요로 행복을 추구하기가 더는 쉽지 않음을 우리는 경험으로써 안다. OECD 가입으로 정점을 찍은 단군 이래 최대의 호황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찾아온 외환 위기로 막을 내렸다. 그와 함께 고도성장 시대도 끝났다. 이제 예전과 같은 경제성장은 바랄 수 없는 현실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성장이 곧 행복이라는 공식에서 벗어나 행복이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볼 때다.
 
  서장  행복이란 무엇일까

제1장  세상 사람들은 행복을 어떻게 생각하나
1. 행복을 측정하는 지표 | 2. 행복의 국제 비교

제2장  일본인들은 행복을 어떻게 생각하나
1. 일본의 지역 간 격차 | 2. 일본인들은 어디서 행복을 느끼는가 | 3. 행복감의 인자분석

제3장  최고로 행복한 나라들: 덴마크와 부탄
1. 덴마크의 행복 | 2. 부탄의 행복

제4장  불평등, 재분배 정책과 행복
1. 불평등의 효과 | 2. 재분배 정책의 효과

제5장  경제학에서는 행복을 어떻게 파악해왔는가
1. 고전파 시대 | 2. 신고전파의 등장 | 3. 사회주의경제학 | 4. 현대 경제학

제6장  정상 경제 시대의 사고방식
1. 정상형 경제의 양상 | 2. 행복은 일하는 것인가, 노는 것인가

제7장  행복을 높이는 것의 의의와 정책
1. 심리적 요인의 중요성 | 2. 행복도를 높이는 정책들 | 3. 정부에 기대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