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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엘 카스텔의 커뮤니케이션 권력
(원제) Communication Power
마누엘 카스텔 지음 / 박행웅 옮김
한울아카데미 / 2014-10-30 발행 / 신국판 / 양장 / 710면 / 59,000원
ISBN 978-89-460-5733-3 93330
분야 : 사회학
 
  2004년 스페인 선거, 2008년 오바마 당선, 2011년 재스민 혁명……
우리가 본 것은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의 재프로그래밍, 혹은 ‘마음의 혁명’이었다!

2004년 3월 11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일어난 열차 폭파 사건은 1,500명에 달하는 사상자를 남기며 스페인 전역을 슬픔에 빠뜨렸다. 총선을 불과 사흘 앞둔 상태에서 정부와 여당은 이 사건의 주범이 바스크 테러 집단 ETA로 추정된다는 정보를 흘렸지만, 곧 이것이 스페인의 이라크전쟁 참여에 보복하기 위한 알카에다의 소행으로 밝혀지면서 권력자들이 진실을 은폐하고 있고 국민적 슬픔을 선거에 이용하려 한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주류 언론이 정부와 여당의 논평을 그대로 내보내기 바쁘고 야당 정치인들이 선거를 앞두고 몸을 사리는 상황에서도, 독립적인 군소 언론과 이동전화, 이메일 등을 통해 진실은 조용히 그리고 빠르게 전파되었다. 시위나 집회가 허용되지 않던 선거일 전날, 잠복해 있던 시민들의 분노는 한 통의 문자 메시지에서 촉발되어 들불처럼 번져나갔고 일주일 전만 해도 아무도 예상할 수 없었던 선거 결과로 이어진다.
마누엘 카스텔의 용어로 말하자면 개개인의 마음이 연결되면서 그때까지 권력과 메타 프로그래머들의 통제하에 있다고 여겨지던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에 대한 재프로그래밍이 이루어지는 이러한 현상은 2008년 오바마 선거운동이나 2011년 재스민 혁명(이 책에서 거론되지는 않지만) 등에서도 마찬가지로 볼 수 있는 것이었다. 정보시대 네트워크 사회의 구루로 통하는 마누엘 카스텔이 이 책에서 특히 주목하고 있는 이러한 사건들은 디지털 테크놀로지와 네트워크 사회의 변화가 정치 및 권력과 맺고 있는 관계에 대한 중대한 의미들을 품고 있다. 이미 디지털 네트워크 사회에 대한 기술적, 제도적, 문화적 연구에서 굉장한 업적을 남긴 카스텔은 이 책에서 드디어 정치와 권력, 그리고 미디어의 문제를 핵심에 놓고 자신의 ‘커뮤니케이션 권력이론’이라 칭할 만한 것의 초석을 닦고 있다.


디지털 네트워크 사회에서 권력은 어디에 있는가?

한때 인터넷과 함께 정보화 시대가 꽃을 피우면서 권력은 이제 시민에게 이양되고 국가의 통제도 약화되리라는 낙관론이 퍼졌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소수 기업들이 네트워크를 지배하고 중국, 러시아처럼 세계 곳곳의 국가들이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와 매스 미디어에 대한 국가 통제를 오히려 더 강화하는 모습을 광범위하게 목도하고 있으며, 각국의 탈규제정책은 공공의 이익보다는 금융 자본의 이익을 위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블로그, 유튜브, SNS 등으로 대표되는 ‘매스 셀프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개인들 자신이 미디어가 되어 네트워크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일도 분명히 늘어나고 있다. 권력과 대항권력의 싸움은 지금도 세계 도처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 중이며, 그 향방은 분명하지 않다. 카스텔은 이제껏 자신의 중심 테마 중 하나이기도 했던 이러한 문제에 대한 답을 다시 한 번 모색하면서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와 권력에 관한 보다 심층적인 질문들로 나아간다. 디지털 네트워크 사회에서 권력은 어디에 있는가? 그것은 어떻게 배제/포함의 네트워크를 작동시키는가? 오늘날 가장 중요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권력’을 쥔 메타 프로그래머들은 대체 누구인가? 각국의 실제 정치 속에서 그들은 어떻게 네트워크를 프로그래밍하는가? 대항권력에 의한 재프로그래밍은 어떻게 시작되고 발전하며 좌절하는가? 이 책은 권력의 속성 자체에서부터 출발해 네트워크 사회에서 네트워크/네트워킹/네트워크화된 권력이 작동하는 양상, 그리고 작금의 글로벌 정치, 경제, 문화에 내재하고 있는 권력관계의 특징들을 세밀하게 검토하고 있다.


마음은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
미디어 정치와 정치 스캔들이 만들어내는 이미지와 상징의 조작!

알코올 중독자에 ‘탕아’ 이미지를 지녔던 조지 W. 부시가 거듭난 기독교인으로서 신의 계시를 수행하는 인물로 탈바꿈해 대통령이 된 것, 정치를 희화화하고 극장화하여 정치에 대한 냉소를 부추김으로써 집권을 이어갈 수 있었던 베를루스코니의 예는 현대 정치에서 미디어를 통해 이루어지는 이미지와 상징 조작의 힘을 보여준다. 각국의 정치 스캔들은 정치적 정당성의 문제를 제기하고 공공의 신뢰를 갉아먹고 있다. 이것들은 카스텔이 이 책에서 특별히 주목하고 있는 마음의 문제와 직결된다. 정치란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고 권력은 게이트키핑과 스위칭(switching), 미디어 개입(의제설정, 프레이밍, 점화, 연동화) 등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에 이르는 길을 통제하려고 한다. 그것이 마음과 관련된 문제이기에 감정과 은유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전쟁을 지속해나가기 위해 테러와의 전쟁, 애국주의, 구조 내러티브 프레임 등을 적절히 혼용해가면서 사람들에게 두려움의 정서를 지속적으로 불러일으켰다. 오바마의 등장과 당선은 희망이 이 두려움을 넘어서 중심적인 자리를 차지했기에 이 책에서 특히 인상적이고 주요한 연구 사례로 다루어지고 있다. 오늘날 대다수 국가에서 90% 이상의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는 지구 온난화 문제는 과학자 집단 같은 소수의 대항권력의 메시지가 어떻게 오랜 기간에 걸쳐 사람들의 마음에 스며들어 마침내 사회의 주류적 인식으로 부상했는지를 보여준다.


연결하라, 단절하라, 재연결하라
프로그래밍된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를 재프로그래밍하기

카스텔은 디지털 시대의 기술적 진보가 TV나 라디오 같은 올드 미디어들을 변모시키면서 정치의 모습 또한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를, 혹은 그 역의 경우는 어떠한지를 상세히 분석하고 있다. 그저 TV를 시청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과 대안적인 출처를 통해 정보를 찾고 통합/편집하며 리믹스해내는 창조적 수용자들과, 핵심적인 네트워크 결절점(노드)들을 효과적으로 통제함으로써 국제적인 메타 프로그래머이자 스위처(switcher) 중 한 사람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뉴스코퍼레이션의 머독과 같은 ‘창조적’ 권력 장악자들은 이 책에서 특히 조명을 받고 있다.
카스텔에게 네트워크는 우리 마음의 프레임을 구조화하기에 막강한 것이다. 비록 메타 프로그래머들과 스위처들이 네트워크 권력을 장악하고 있고 한번 프로그래밍된 네트워크는 스스로를 재구성해가면서 포함/배제의 이진법적 논리를 작동시키지만, 때로는 창조적 수용자들에 의해, 때로는 풀뿌리로부터 타오른 분노에 의해, 때로는 희망의 담지자로서 나타나는 걸출한 개인에 의해 재프로그래밍이 시작될 수 있다. 카스텔은 낙관도 비관도 하지 않는다. 인터넷의 확산과 함께 시작된 커뮤니케이션 혁명이 어쩌면 가장 중대한 분기점에 이른 이 시점에서 그는 우리에게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희망의 근거가 어디에 있는지를 들려주고 있다.



∥신간 출간의의(출판사 서평)

‘현대사회의 가장 앞선 커뮤니케이션 권력 이론가’ 마누엘 카스텔, 마음과 정치를 말하다!
마누엘 카스텔은 그동안 정보기술 혁명과 네트워크 사회의 변화에 관련해 ‘정보시대 3부작’을 비롯한 독보적인 연구업적을 쌓아왔다. 이 책은 카스텔이 그러한 자신의 연구성과들을 발판으로 현대 사회의 정치와 커뮤니케이션/권력 관계를 설명하는 ‘커뮤니케이션 권력이론의 제1부’라고 해도 좋을 책이다. 그는 이 책에서 정보화 시대에 진입한 각양 사회의 정치 권력관계와 미디어 실천을 통합적으로 그려내고 있으며, 그의 관점은 학제에 구애됨이 없고 그가 거론하는 사례들은 그의 조국 스페인에서부터 중국 청나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폭넓다.
또한 카스텔은 이 책에서 처음으로 마음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하면서 인지심리학과 뇌신경과학의 성과들을 자신의 학문 세계에 통합하고 있다. 이미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조지 레이코프의 프레임 이론, 안토니오 다마지오의 뇌신경과학/감정 연구와 같은 새로운 연구의 층은 카스텔의 커뮤니케이션 이론에 더욱 풍부하고 폭발력 있는 담론적 가능성을 더하고 있다.
이 책은 “1930년대 이래 글로벌 경제에서 가장 광범위한 경기 하강 국면에서, 1960년대 이래 가장 중요한 미 대통령 선거 국면에서, 세계 정치에서 수 세대 동안 볼 수 없었던 가장 근본적인 변혁이 일어나고 있는 국면에서, 그리고 현대 시민의 삶에 대한 가장 심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는 국면에서 쓰였다”(안토니오 다마지오). “모든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에게 추천할 만하지만, 또한 오늘날 민주주의에서 권력의 성격을 알고자 하는 모든 사람에게 분명 흥미로울”(마르고트 발스트룀) 이 책은 “네트워크 속에서 권력이 어떻게 운용되고 그런 권력이 어떻게 도전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한층 더 깊게 해줄 것이다”(옮긴이).


∥추천의 글

카스텔이 또 해냈다. 통합적인 관점과 경탄할 만한 박식함으로 빚은 걸작! _ 러셀 노이먼(미시간 대학교 미디어 테크놀로지 교수)

카스텔은 문제의 핵심에 더 가까이 다가갔다. 그는 해답을 제시하기도 하고, 그렇지 못할 때는 해답을 구하는 문제들의 프레임을 짠다. _ 안토니오 다마지오(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 뇌신경과학 교수)

카스텔의 ‘정보시대 3부작’이 우리를 밀레니엄의 끝에 서게 했다면, 이 책은 우리를 21세기의 중대한 교차로 위에 세운다. _ 로절린드 윌리엄스(MIT 과학/기술/사회 프로그램 교수)

카스텔은 인터넷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서 그것이 정치와 커뮤니케이션에 미치는 영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 책은 모든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에게 추천할 만하지만, 또한 오늘날 민주주의에서 권력의 성격을 알고자 하고 오바마를 백악관까지 밀어 올린 힘의 의미를 알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도 분명 흥미로울 것이다. _ 마르고트 발스트룀(유럽연합집행위원회 부위원장)
 
  서장

제1장_ 네트워크 사회의 권력
권력이란 무엇인가? / 글로벌 시대의 국가와 권력 / 네트워크 / 글로벌 네트워크 사회 / 네트워크 국가 /
네트워크 속의 권력 / 네트워크 사회의 권력과 대응권력 / 글로벌 네트워크 사회에서 권력관계의 이해

제2장_ 디지털 시대의 커뮤니케이션
커뮤니케이션 혁명? / 기술 융합과 새로운 멀티미디어 시스템: 매스 커뮤니케이션에서 매스 셀프 커뮤니케이션까지 / 커뮤니케이션의 조직과 관리: 글로벌 멀티미디어 비즈니스 네트워크 / 규제정책의 정치 / 글로벌화된 세계의 문화적 변화 / 창조적 수용자 / 글로벌 디지털 시대의 커뮤니케이션

제3장_ 마음과 권력의 네트워크
마음의 풍차 / 정서, 인지 그리고 정치 / 선거운동에서의 정서와 인지 / 신념의 정치 / 마음의 프레이밍 / 마음의 정복, 이라크 정복, 워싱턴 정복: 오보에서 현혹까지 / 프레임의 힘

제4장_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 프로그래밍하기: 미디어 정치, 스캔들 정치 그리고 민주주의의 위기
이미지 메이킹에 의한 권력 창출 / 의미의 킬링필드: 작동하는 미디어 정치 / 스캔들 정치 / 국가와 미디어 정치: 프로파간다와 통제 / 공공 신뢰의 소멸과 정치적 정당성의 위기 / 민주주의의 위기?

제5장_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 재프로그래밍하기: 사회운동, 저항정치 그리고 새로운 공적 공간
지구 온난화 달구기: 환경운동과 새로운 자연문화 / 네트워크는 메시지이다: 기업 글로벌화에 반대하는 글로벌 운동 / 저항활동의 모바일화: 무선 커뮤니케이션과 실천하는 저항공동체 / “그래, 우리는 할 수 있다!” 2008년 오바마 대통령 예비선거 / 네트워크의 재프로그래밍, 마음의 재배열, 세계의 변화

결론_ 커뮤니케이션 권력이론을 향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