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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문화학
밥 애슬리·조안 홀로스·스티브 존스·벤 테일러 지음/ 박형신·이혜경 옮김
한울아카데미 / 2014-05-15 발행 / 신국판 / 반양장 / 348면 / 22,000원
ISBN 978-89-460-4856-0 93330
분야 : 사회학
 
  ¶ ‘훈남 셰프’, ‘푸드멘터리’, 서바이벌 요리 오디션 프로그램,
텔레비전을 통해서 보이는 요리의 사회적 모습은 과연 어떠한가

서바이벌 요리 오디션 프로그램의 시즌제 제작, 전국 각지의 대표 음식을 찾아다니는 유명 중견 배우의 ‘푸드멘터리’ 프로그램, 미녀 스타들이 맛깔스럽게 음식을 먹으며 우리를 유혹하는 ‘맛집’ 소개 프로그램. 자신의 레시피로 만든 음식을 즉석식품으로 만들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상품화한 요리연구가의 음식 사업, 혼수 품목 중 하나였던 요리대백과사전 대신 음식의 맛뿐만 아니라 푸드스타일링까지 생각하는 세련된 음식 잡지의 등장. 우리 사회의 음식에 대한 관심은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서 증폭하고 있다.
그런데 유명한 셰프들을 살펴보면 남성의 비율이 훨씬 크다. 또한 그 셰프들이 만드는 음식의 이름은 생전 들어보지도 못한 것들이 많다. 매일의 끼니를 위해 밥상을 차려야 하는 여성들이 요리를 의무로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남성들은 그 의무에서 벗어나 있으므로 요리에 대한 연구를 하고 발전시키기에 훨씬 자유로운 사회문화적 배경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이 아닐까. 재료부터 주위에서 손쉽게 구할 수 없어 고급스러워 보이는(!) 음식을 만들어내는 셰프들의 요리와 시장에서 산 재료로 엄마가 만들어주는 일반 가정식 사이에서 느껴지는 살짝 불쾌한 간극은 그들과 내가 다르다는 계층 구분, 즉 구별짓기가 감춰져 있는 게 아닐까.

¶ 우리라는 존재는 우리가 먹는 것일 수 있지만,
우리가 먹는 것은 또한 우리가 누구인지를 만들어낸다

많은 사람들은 음식을 살기 위해서 먹어야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음식은 하나의 문화이다. “우리가 무엇을 먹는가, 우리가 그것을 어디에서 얻는가, 그것을 어떻게 준비하는가, 우리가 언제 누구와 먹는가, 그것이 우리에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것들 모두가 사회[문화] 제도에 달려 있다”라는 드 볼트의 말이 바로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한다.
우리는 음식을 먹으며 문화를 소비하고 향유하고 있지만 그러한 사실에 대해 특별히 자각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날 것의 원재료가 불로 익혀지는 과정에서는 자연이 문화로 변형된다는 의미가 담겨 있고, 식사 예절도 국가와 시대에 따라 다르다. 음식과 여성의 관련성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문화적 문제로서, 아무리 남편이 가사를 도와준다고 해도, 남편의 요리는 일요일의 특식일 뿐이지 매일의 식사가 아니다. 그리고 인스턴트 식품, 냉동식품을 먹는 것은 집에서 정성스럽게 만든 요리가 아닌 공장의 요리이므로 달갑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다. 세계화로 인해 미국식 햄버거를 한국의 맥도날드에서 먹을 수 있으며, 반대로 각국의 맥도날드는 획일화된 똑같은 메뉴가 아니라 각 나라의 음식 특색에 맞는 메뉴를 판매한다. 또한 광우병 위험으로 인한 미국산 소고기 기피는 음식의 윤리적 문제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이 책은 이처럼 음식과 관련한 여러 가지 사회학적 의미들을 고찰하고 있다.

¶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음식에 관한 관심은 매우 뜨겁지만 정작 음식과 관련한 사회과학적 연구서적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이 책은 단순히 특정 문화적 배경 아래에서 어느 재료가 어떤 향신료를 첨가해서 어떻게 조리되는지에 대해 실증적으로 연구한 글이 아니다. 날 것의 재료를 음식으로 변형하는 과정에 숨어 있는 의미를 연구한 레비-스트로스의 고찰, 엘리아스의 문명화 과정 이론을 통해서 보는 테이블 에티켓의 발전, 여성이 전담했던 식사준비의 젠더적 연구 등 음식과 관련한 사회학적 문제들을 탐구했다는 점에서 특징이 있다. 또한 이론적인 고찰뿐 아니라 요 근래 눈에 띄는 스타 셰프의 등장, 음식 관련 프로그램의 폭발적 증가는 어떠한 사회적 의미가 있는지, 현대 위험사회의 위험요소 중 하나인 음식물 관련 위험에 대처하는 방식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이 책은 음식(더 나아가서는 문화연구)에 관해 흥미를 가지고 있는 연구자들, 식품학 등 음식을 직접적으로 다루는 자연과학분야의 학생과 전문가들뿐 아니라 전문 요리사 및 음식관련 정책 입안자들, 음식에 관심을 가진 일반 독자의 음식현상에 관한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기에 충분할 것이다.
 
  제1장  음식문화 연구: 세 가지 패러다임
돼지고기와 차이 | 음료와 문화주의 | 도축장과 헤게모니 | 결론

제2장  날 것과 익힌 것
레비스트로스와 요리 | 태반 먹기 | 요리의 표현

제3장  음식, 몸, 에티켓
바흐친, 연회 그리고 몸 | 엘리아스와 문명화 과정 | 오늘날의 테이블 매너

제4장  소비와 취향
취향의 표현 | 계급, 소비, 취향 | 음식취향의 변화 | 취향의 확대

제5장  국민음식
국민음식의 불분명한 분명함 | 영국이라는 ‘요리 불모지’와 외국 음식의 영향 | 국민의 형성과 음식문화의 역할 | 음식, 국민정체성 그리고 ‘차이’ | 전통, 고유성 그리고 질

제6장  글로벌 키친
지구화의 이론화 | 음식의 동질성 | 미식의 다양성 | 상품물신주의와 음식문화 | 결론: 지구화에 저항하기?

제7장  식품 쇼핑
유동하는 사사화 | 슈퍼마켓과 균질성이라는 유령 | 슈퍼마켓에서의 정성과 사랑 | 탈착과 재착근 | 시장의 신화들 | 정교화된 시장들 | 홈쇼핑 | 결론

제8장  집에서의 식사
‘적절한 식사’와 ‘가족식사’ | 여성과 가족식사 | 정성과 편의성 | 페미니즘과 요리

제9장  외식
외식의 유형 | 외식의 즐거움 | 무례의 장소로서의 레스토랑 | 외식과 ‘구별짓기’ | 고유성과 표준화

제10장  음식 관련 저술
요리책 | 엘리자 액튼에서 델리아 스미스까지 | 미식문학 | 오늘날의 미식문학 | ‘불분명한 경계’

제11장  텔레비전 셰프
요리 쇼와 텔레비전 산업 | 텔레비전, 레스토랑 그리고 유명 셰프 | 음식지식 전달하기 |   결론

제12장  음식윤리와 먹거리 불안
채식주의의 의미 | 채식주의 관행 | 음식과 위험 | 미디어 패닉과 먹거리 파동 | 다이어트 하기, 불안, 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