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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비평 29호 [2011년 봄·여름호]
교육비평
한울아카데미 / 2011-08-01 발행 / 신국판 / 반양장 / 192면 / 12,000원
ISSN 1599-0281 12
분야 : 정기간행물, 교육학
 
  ‘거대한 흡혈귀’ 대학교육, 문제의 본질과 대안을 논하다!

모든 사람이 공정하게 경쟁하더라도 시장경쟁의 문제점이 나타나기 마련인데, 독점체제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불평등체제에서 일어나는 무한경쟁은 국민 대다수인 민중들에게는 재앙이 되었다. 시장경쟁이 독점 없는 평등한 경쟁이 아니라 기득권세력의 독점과 이익이 유지되는 채 이루어졌고, 결과는 기득권세력에게 점점 더 유리한 방향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등록금이 없어서 수도 없는 학생들이 졸업하자마자 신용불량자가 되고,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여 스스로 삶을 마감하더라도 대학 당국이나 현 정권은 이에 대해 특별한 대책을 내놓기는커녕 변명과 책임회피를 일삼아왔다. 정확히 말하면, 현재 국가를 지배하고 있는 독점세력은 빈부 차와 상관없이 평등한 세상을 만들어가려는 신성한 의무를 배신하고, 국가가 관장하고 있던 영역을 민영화해서 자신들의 자본으로 최대한 이득을 보려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_ 편집자의 말 중에서

이번 교육비평 29호에서는 민간자율화와 시장경쟁의 미명하에 대학교육이 붕괴되고 있는 현상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고자 했다. 특집에서는 민영화의 논리와 시장경쟁의 논리로 시행하는 대학교육정책의 문제점을 분석하였다.
대학등록금과 관련해서는 등록금에 대한 국가 정책의 문제점과 해결책을 진단하는 동시에 등록금 정책이 어떠한 형태로 논의되어왔는가를 살펴보았다.
사립대학이 갖고 있는 문제도 조명했다. 이와 함께 잘 조명이 되고 있지 않는 시간강사에 대한 글을 실었다. 비정규직 교수라고 할 수 있는 시간강사의 문제는 그 사태의 심각성에 비해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시간강사제도가 갖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분석하고, 정부가 내놓은 시간강사 정책의 허구성을 지적하며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또한 입시준비의 수업을 대신할 수 있는 대안적 수업을 논의했다. 수업의 혁신만으로 학교·교육개혁이 이루어지지 않지만, 학교·교육개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수업혁신이다. 수업혁신과 이 중에서도 중요한 협력수업의 특징을 분석했다.
아울러 교과서에서 나타난 연령차별 문제를 살펴보았다. 우리 사회가 노령화 사회에 진입하였으면서도 노인에 대한 차별문제가 주목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 나이 든 사람을 존대해서 부르는 말인 ‘늙은이’나 ‘노인’은 이미 사람을 비하하는 말이 되고 말았다. 새롭게 ‘어르신’이란 말을 만들었지만 그것도 여전히 부르기 힘든 말이다. 늙음은 우리 사회에서는 일종의 금기가 되어버렸다. 이번 교육비평에서는 교과서에 나타난 연령차별을 분석하고 개선 방향을 모색하였다.
이 외에 현장진단에서는 최근 진보교육감이 새로운 교육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느끼는 교사들의 소회를 살펴보았다. 또한 교육학연구프리즘에서는 “내러티브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 책 속으로

법인화는 학문의 자유와 대학의 자치를 말살하는 정책이다. 법인화 법안 가운데 지배구조(대학 의사결정 구조) 개선안의 핵심은 대학이사회의 설치와 총장의 권한 강화이다. 외부 이해관계자와 대학구성원이 대학의 의사결정에 함께 참여하는 것이 대학의 책임경영과 민주성의 조화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 개선안에서 대학이사회는 실질적으로 대학의 최고의결기구 기능을 수행하도록 되어 있다. 총·학장을 추천하고 예·결산을 심의·의결하며 대학의 조직을 개편하는 권한을 행사한다. 그리고 그 <이사회>는 교과부장관의 승인을 얻어 교과부장관과 기획재정부장관 등 정부가 추천하는 인사와 과반에 미치지 못하는 학내 인사 등으로 구성토록 되어 있다. 도대체 이들 가운데 누가 대학 경영에 전문적인 식견을 가졌는가? 한시적인 임기 동안 임무를 수행하는 이사들은 대학의 미래에 대해 어떤 책임도 지지 않는다.(31쪽)

이러한 정책들이 갖는 근본적인 한계는 현재 우리나라 대학등록금이 상식적인 수준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고민이 배제되었다는 사실이다. 등록금 문제의 해결은 현재의 수준이 너무 비싸다는 인식에서 출발해야 한다. 한국의 대학등록금 수준이 미국 다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는 사실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OECD에서 2006년부터 국가 간 등록금 수준을 발표하고 난 이후부터이다. 그 이전에는 일부 사립대학에서 세계적인 대학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 수준의 등록금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하였다. 지금도 그러한 주장을 하고 있는 일부 사립대학이 있음에 놀라울 따름이다.(41쪽)

한국의 대학에서 정규-비정규 교수 간 격차는 일반 정규-비정규 노동자의 그것보다 훨씬 크다. 삼성의 부장과 대구 성서공단 영세사업장 이주노동자의 차이라 보면 될 것이다. 그런데 한 사업장 내에 동일한 자격을 갖추고 동일한 일을 하면서도 이런 격차가 발생하고 있으므로 대학에서 노-노 분열을 극복하기란 쉽지 않다. 더욱이 정규 교수 대부분은 현재의 노동시장 분단 구조를 타파하려는 의지가 없고 대학 지배구조의 전면 개편(권력 분점, 자원 공유, 대학의 공공적 성격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려 하지도 않는다. 결국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피억압 주체들이 조직되어 직접 나서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다. 권리는 저절로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74쪽)

학생 관련 대회면 해당 학년 담임 협조를 받아, 개인 지도를 한다. 오늘도 교육청 독서논술대회에 나갈 학생의 독후감을 검토했다. 그게 당연한 교사의 업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업무가 이렇게 많아야 하는 이유 좀 물어보자. 전국의 온갖 단체에서 그리기, 그림, 글짓기 대회를 한다고 공문이 오고, 성폭력과 학교폭력 예방, 학생안전에 대한 교내교육은 당연히 하는 건데 연 몇 회, 누가 강의를 했는지, 엑셀서식에 상세히 보고하고, 국회의원이 궁금해 하면 무슨 자료든 보내 주어야 한다. 동료 교사가 한 마디 한다. “일은 만원 버스 같은 거래요. 절대 더 못 할 것 같은 일도 하나씩 더 주어지면 꾸역꾸역 하고 있더라고요.” 그래, 인간의 한계는 없는 거야. 두통이 생기고, 소화가 안 될 뿐이지. …… 교육의 효과는 눈에 보이지 않고 나중에야 빛을 발한다고 누가 말했지? 초등학교에 처음 도입될 때 절대 시험은 없다던 영어도 전국학업성취도평가로 치르고, 아이들은 학원을 다니고, 80점짜리 시험지에도 눈물을 펑펑 쏟는 아이들에게 어떤 교육을 해야 하더라? 모두가 낭떠러지로 가지 않으려고 아등바등하는 분위기에서, 난 그래도 교육자라고 공자 왈 맹자 왈 하면 현실 감각이 없는 거다. (168~169쪽)

교사생활을 30년 가까이 하면서 학교운영에 대한 엄청난 비밀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왜 많은 교사들이 교장을 하려고 하는지도 알게 되었다. 현재와 같은 역할의 교장은 교사경력 5년이면 누구나 할 수 있다는 것, 교장이 되면 놀아도 표가 나지 않기 때문에 교장을 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만일 교장의 직무가 구체적인 성과로 드러나야 하며, 많은 노력을 투자해야 하는 일이라면 교장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줄거나 극소수일 것이다. 그야말로 교육의 모델을 찾고 실천하려는 소명을 가진 몇 안 되는 사람이 교장의 문을 두드릴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교육청의 간부들은 교장의 역할을 바꿀 마음이 별로 없다. 왜냐하면 자신들이 갈 곳이 교장이기 때문이다. (177쪽)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는 내러티브가 인간 사회라면 시대와 장소를 불분하고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점, 내러티브의 형태와 구조는 고정되어 있지 않고 매우 가변적이고 다양하다는 점, 그리고 인간은 의미와 그 표현으로 구성된 내러티브의 세계를 떠나 살 수 없다는 점을 바탕으로 내러티브가 인간에 대한 정의의 한 부분을 이룬다고 보았다. 인간은 자신의 이야기를 타인에게 들려주는 방식으로, 또는 타인의 이야기를 자신의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내러티브라는 대기를 호흡하며 살아간다. 인간은 자기 자신을 타인에게 보내기 위하여 내러티브라는 매개물을 사용하며, 이와 정반대 방향에서, 타인을 자신의 세계로 받아들이기 위하여 내러티브라는 매개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심지어 이 세상을 배워 나가는 과정에 있는 어린아이들도 내러티브를 매개로 하여 내러티브의 형태로 된 세계를 수용하고 학습해 나간다.(182쪽)
 
  특집
국립대 법인화의 문제점과 대안|배현
대학등록금 정책, 이제는 국가가 적극 나서야 할 때다|반상진
시간강사와 비정규 교원의 양산|임순광
사립대의 교육현실과 개혁방안|조상식
이명박정부 고등교육정책에 대한 비판적 검토|박거용

논단
수업의 혁신|이순철
급변하고 있는 등록금 정책에서 주목할 점|김재삼
교과서 속의 Ageism|이경희

현장진단
나도 수업을 잘하고 싶어|김어진
오늘의 학교와 몇 개의 단상|문희경

교육학연구프리즘
내러티브란 무엇인가?|이승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