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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상 :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일·가족·젠더: 한국의 산업화와 일-가족 딜레마
강이수 엮음 / 강이수, 김경희, 김둘순, 김미경, 김혜경, 류임량, 마경희, 박기남, 신경아, 이순미, 장미경 지음
한울아카데미 / 2009-08-25 발행 / 신국판 / 반양장 / 528면 / 24,000원
ISBN 978-89-460-4122-6 93330
분야 : 사회학, 사회복지학, 여성학
 
  핵심 요약
현대사회에서 일과 가족은 개인의 삶을 규정하는 가장 중요한 두 영역이다. 그러나 산업화 이후 일과 가족은 균형과 조화보다는 갈등과 문제의 영역으로 떠올랐다. 이 책은 이러한 현실 속에서 살고 있는 여성 연구자들이 한국사회 여성의 경험을 탐구하고 그 대안을 모색한 결과의 산물이다. 기혼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급증하면서 일-가족 양립 지원을 위한 정책이 확대되어왔지만, 현실에서의 효과는 매우 제한적이고 이러한 정책은 여전히 여성의 문제로만 인식되고 있다. 이 책은 한국사회 일-가족 관계의 역사적 변화와 현실에 대한 탐구를 통해 일-가족을 둘러싼 젠더 규범을 새로이 형성하고 성평등을 추구하기 위한 연구서이다.

기획의도 및 출간의의
오늘날 일-가족 양립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고는 있지만, 그것이 누구의 문제인가(주체), 어떤 사회정책적 접근이 필요한가(방법), 해결방향은 어떤 것인가(목표)라는 점에서 각 사회는 다른 경로를 밟아왔다. 이 책은 한국사회 여성의 일-가족 경험에 대한 이론적 탐색과 현실에 대한 질적·양적 분석을 포괄하는 연구라 할 수 있다. 1960년대 산업화 이후 한국사회에서 ‘일’과 ‘가족’이라는 두 영역이 어떤 관계에 놓여 있었으며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제기된 주요 쟁점은 무엇이었는지를 젠더 관점에서 고찰하고 분석하는 것에 목표를 둔 것이다.
이 책은 일-가족 문제를 취업여성들이 겪는 심리적 긴장과 역할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일-가족 양립의 문제로 인식하는 관점을 넘어서, 한 사회의 생산과 재생산의 문제, 임금노동과 돌봄노동이 조직되는 체계의 문제로 접근하고 있으며, 또한 일-가족 문제가 여성만의 역할이나 부담이 아니라 가족 내 남녀 모두의 책임이자 권리라는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이 책은 한국사회의 일-가족 영역관계의 변화를 탐색하고 시기 구분을 제시하며, 일-가족 문제를 취업여성만이 아니라 비취업여성인 전업주부와 취업남성의 문제로 확대하여 여성의 ‘일’에 대한 확대된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아울러 일-가족 문제의 계층적 차이, 세대별 차이, 젠더 경계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여 한국사회 일-가족-젠더의 복합적 관계를 본격적으로 탐구하고 있다. 이 같은 객관적 진단과 분석은 앞으로 우리 사회가 일과 가족의 균형을 유지하고 평등한 젠더관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사회 전반의 구조와 규범, 정책 측면에서 어떤 변화가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과 전망을 그려나가는 기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내용 소개
이 책은 첫째, 일-가족의 문제가 여성 문제일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성평등과 균형 잡힌 일-삶을 꾸리려는 남녀 모두의 문제라는 인식에 기초하고 있으며, 둘째, 한국사회 일-가족 관계의 역사적 맥락을 분석하여 그 특성에 따른 시기 구분을 시도하고 있다. 그리하여 1960년대 이후의 일-가족 관계를 일-가족 영역 미분화시기(1960~1970년대 초), 일-가족 영역 분리가 진전되고 일-가족 갈등이 가시화되는 시기(1980년대), 일-가족 영역 분리가 심화되고 일-가족 양립 요구가 전면화되는 시기(1990년대 이후)로 구분하여 각 시기별로 여성이 경험하는 일-가족 문제를 특성화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일-가족을 둘러싼 여성 노동경험의 다양한 계층적·세대적 차이 그리고 젠더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제1부에서는 일-가족 문제에 대한 이론적 지형과 담론, 산업화 이후 일-가족 영역 관계의 전반적인 변화를 담론적 차원과 실제적 차원에서 개괄하고 있다. 우선 신경아(1장)는 일-가족에 대한 기존 이론의 동향과 연구 관점의 문제점을 개괄했다. 강이수(2장)는 일-가족 관계의 변화를 산업화 이후 노동시장의 변화와 연관 지어 분석하면서 시기별 구분의 객관적 근거를 밝히고, 다시 각 시기별로 여성의 취업 추이와 일-가족 관계의 특징 및 실태가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객관적 자료를 토대로 분석했다. 또한 신경아(3장)는 기본적으로 동일한 시기 구분의 틀 위에서 한국사회에서 일-가족을 둘러싼 담론이 어떻게 등장하고 변화했는지를 신문기사를 중심으로 면밀히 분석했다.
제2부에서는 ‘젠더화된 노동/젠더화된 돌봄’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직종의 여성들이 일-가족 문제를 어떻게 경험하고 대처해왔는지를 주로 분석했다. 김혜경(4장)은 취업여성들의 경험과 적응전략을 ‘일-가족 접합의 역사와 친족관계의 변화’라는 주제하에 구술사례를 토대로 분석했다. 연구 결과, 여성들은 일-가족 양립을 위해 가부장제에 도전하기보다는 타협하고 순응했다. 박기남(5장)은 전문직 여성의 일-가족 경험을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여성들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정된 직종에 종사하는 전문직 여성은 남성중심적 조직의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남성보다 더 일중심적으로 열심히 일하지만, 여전히 일-가족 양립과 관련한 제약과 차별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중심적 조직에서 전문직 여성은 사회적으로 저출산의 위기가 확대되는 이 시점에도 임신 시기를 조절하고 눈치를 보며 출산휴가를 사용하는 등 여전히 차별적인 상황에 놓여 있다. 이순미·김혜경(6장)은 여성의 취업이 증대하지만 왜 가정 내에서는 여전히 불균등한 가사노동 분담이 지속되는지에 대해, 특히 많은 여성들이 ‘불균등한’ 가사노동 분담을 ‘공평한’ 것으로 인지하는 불균등(inequalities)과 불공평(inequities)의 괴리 현상에 주목했다.
제3부는 주로 통계조사를 기반으로 여성들의 일-가족 갈등 경험과 차이를 분석했다. 우선 강이수(7장)는 여성의 취업에 대한 태도 변화, 성 역할과 일-가족 정체성, 이상적인 가족 모델, 성역할에 대한 태도 등을 조사하여 그 결과를 중심으로 여성들의 일-가족 문제에 대한 인식과 지향을 분석하고 있다. 마경희(8장)는 부부간 유급노동과 무급노동의 분배방식 차이에 근거하여 맞벌이가구 젠더체제를 경험적으로 유형화하고 각 가구 유형의 사회경제적 특성과 여성의 일-삶 경험의 차이를 분석했다. 부인과 남편 각각의 절대적 유/무급 노동시간과 부부간 상대적 분담정도 등 6개의 군집변수에 기초하여 군집분석(cluster analysis)을 시행한 결과 잠재적 2인양육자, 수정남성부양자, 잠재적 보편적부양자 등 세 가지 유형의 군집을 추출했고, 이 같은 유형에 따라 일-삶 경험의 차이와 직면하는 문제 상황이 무엇인지 분석했다. 다음으로 박기남(9장)은 취업여성의 일-가족 양립을 위한 시간 갈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탐색하고 생애주기를 반영한 연령 계층, 성역할 규범 유형에 따라 시간 갈등의 원인을 어떻게 다르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제4부에서는 일-가족 지형변화와 관련하여 국가, 기업, 노조, 여성운동의 측면에서 문제인식과 대응전략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분석했다. 김둘순(10장)은 기존에 거의 분석이 되지 않았던 일-가족과 관련한 기업의 대응과 정책변화에 대해 연구했다. K방직을 중심으로 산업화 이후 일-가족 관련 문제가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따졌는데, 기업은 철저하게 일 중심의 기업 문화와 정책 속에서 일-가족 문제를 외면했으며 최근에 들어 부분적인 유인책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경희·류임량(11장)은 일-가족 문제와 관련한 여성운동의 노력과 과제 등에 대해 살펴보며, 여성단체들이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확보하기 위해 요구해왔던 이슈들을 분석했다. 또한 최근 여성계의 관심을 집중시킨 직장-가정 양립 지원정책의 실효성과 확대 요구의 인식론적 배경을 살펴보면서 여성단체 활동가들이 지적하는 관련 제도의 문제점과 정책 방안에 관한 논의를 검토하고 여성의 노동경험이 정책적 요구로 담론화되는 과정에 대해 연구했다. 장미경(12장)은 일-가족과 관련한 국가정책의 변화를 연구했다. 산업화 초기 여성 문제에 전혀 관심이 없던 국가는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여성정책에 개입하고 일-가족과 관련된 몇 개의 정책을 제시하나 그 개입 방향은 전체적으로 남성중심적·자본주의적 특성을 가졌다. 1990년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일-가족 갈등과 관련된 모성 휴가, 보육정책, 기타 돌봄 노동을 지원하는 정책들이 나왔으나 일-가족 양립을 위한 국가정책의 지원은 여전히 미흡하다. 김미경은 일-가족 양립에 대한 대안 모색의 일환으로 현재 주로 모성보호 또는 여성친화정책의 틀에서 진행되는 일-가족 양립정책의 한계를 지적하고, 보다 확대된 틀로서 남녀 모두에게 적용되는 ‘새로운 노동’ 개념으로서의 ‘좋은 노동’에 대한 유럽의 논의가 갖는 한국적 시사점을 검토한다.